수원시가 올해부터 시작해 오는 2015년까지 추진키로 한 '관내 간·지선 자전거 도로망 구축 5개년 계획'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한다. 용역 중인 사업계획 자체가 시행하기엔 선결 과제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전거 도로 건설이 아예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수원시 관내 자전거 도로는 모두 292.2㎞로 이중 전용도로가 13.7㎞, 전용차로가 1.7㎞, 겸용도로가 239.5㎞, 하천겸용도로가 37.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시는 자전거 관련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도로 연계성 부족, 도로 포장상태 미흡, 주행 중 안전성, 자전거 관리상 도난문제 등을 해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용역 중인 사업 계획은 물론 관련 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요구한 제안사항들도 막상 시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대부분의 자전거 도로 형태인 겸용도로의 경우 보행자와의 부딪히기 일쑤여서 차도부에 자전거 전용도로와 전용차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원시가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자전거 도로망 구축 5개년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 도로 폭이 차량운행 속도 및 해당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기준인 3m 외의 여유가 많지 않아 자전거 도로를 만들기 위한 공간 마련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수원시의 전용도로 확보 계획이 아직 실현까지 보장된 것은 아니다. 더구나 큰 도로는 모두 경기도의 지원이 없이는 안 된다. 시가 하고 싶다고 해서 자전거도로를 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계획의 성패는 도의 지원과 협조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경기도는 수원시의 자전거 도로망 구축 계획에 관심을 갖고 필요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자전거는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에너지 절약, 환경오염 예방의 장점을 가진 선진교통수단이다. 유럽·일본처럼 남녀노소가 자전거를 타고 도심 곳곳을 누비다가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우고 볼일을 본다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수원시는 사통팔달의 방사형 도로와 교통여건이 상대적으로 좋기에 자전거 도시의 최적지다. 서울이나 부산은 열악한 교통 여건으로 인해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를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수원만의 차별적인 도시 이미지를 가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수원시의 자전거 도로망 구축은 옳고 바람직하다.

그런데도 시행은 커녕 계획부터 용역과정에서 요구되는 제안 사항을 두고 추진이 어렵다고 단정한다면 자전거 생활화는 공염불이다. 차로 폭 축소와 노선 축소, 양자 병행 등 여러가지 건설 방식을 놓고 관련 단체와 협의를 통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자전거도로 건설 사업이 어려운 것은 예산 부족 탓이 크나, 거쳐야 할 절차가 많은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자전거도로 건설이 초창기인 데다 도시의 교통 여건을 감안하기 위해 자문회의와 주민공청회, 경찰청 협의 등 거쳐야 한다.

실제로 인천에선 이미 건설한 자전거도로를 철거하는 경우까지 발생한 사례를 고려하면 충분한 사전 준비와 협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빨리 가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수원시의 자전거 도로망은 반드시 구축돼야 한다. 여기에 교통 문화 개선과 자전거 문화 정착 캠페인부터 전개해야 한다. 이런저런 핑계로 겁부터 내는 건 도움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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