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을 맞아 수원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고 주요 하천을 살리기 위해 시민과 기업, 수원시가 앞장섰다.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인근의 원천천 및 머내생태공원에서 삼성전자, 삼성전기, 수원환경운동센터, 안전생활실천연합이 공동으로 정화활동을 벌였다.

물은 21세기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옛날에 덜 중요했다가 앞으로 중요해진다는 얘기가 아니라, 각종 오염과 기후변화 등으로 향후 물 공급에 큰 차질이 예상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앙정부의 물 관리정책 수립이나 예산지원 못지않게 이용 지역 지자체와 주민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

이 점에서 이번 수원 지역에서 물관리를 위한 시민과 기업, 지자체가 나선 것은 시기적절하다. 이날 염태영 수원시장, 삼성전자 허영호 고문 등과 기업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원천천 정화를 위한 흙공을 투입했다. 앞서 수원화성박물관에서도 물의 날 기념행사가 열려 환경단체 및 관련기업,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물은 생명'임을 재인식하고, 물관리에 솔선할 것을 다짐했다.

우리는 댐·저수지·하천의 보수 관리를 위한 정부의 장기 종합계획이 필요하고 지자체와 시민, 환경단체의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수지·하천 등이 그동안 다량의 토사퇴적으로 저수용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나기 일쑤다. 하천 또한 상류에서 밀려온 토사의 퇴적으로 하상이 계속 높아졌는데도 둑만 높이 쌓은 결과 홍수에 취약한 상태를 보인 사례가 적지 않았다. 만약 저수지와 하천을 이대로 둔다면 우리는 물을 저장하고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토사를 저장하는 꼴이 될 것이다.

"하천 관리는 행정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하천전문가와 시민, 단체, 기업 등 이해 당사자가 상호협력해야 한다"고 동참을 당부한 염 시장의 주문은 설득력이 있다. 아무리 예산을 들여 조성한 들 관련 기관 기업 단체가 방치한다면 효율적인 물관리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서호천 쌈지공원에서도 세계 물의 날 기념식을 하고 마을단위 환경단체 주민들이 합심해 물의 가치와 새로운 인식을 심는데 솔선했다. 또 '서호천 친구들'과 자연을 사랑하는 모든 관계자가 하천 살리기 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주체가 될 것을 다짐했다.

이제 정부와 지자체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물관리를 하려면 저수지·하천의 개·보수가 그 선행사업이 돼야 한다. 개·보수 사업은 예산에 비해 효과가 커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장마 때면 물의 넘침과 모자람을 놓고 얼마나 시끄러운 논쟁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가뭄 따로 홍수 따로 나오는 임기응변식 대책으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하천의 하상정비를 철저히 해 둬야 할 것이다.

환경부가 수질환경 기준을 2015년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바꾼다는 계획도 우리 시민과 환경단체가 모두 참여할 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식수만 하더라도 많은 가정에서 상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않는 게 수질환경의 현주소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부영양화로 강과 호수, 늪 등을 썩게 하는 질소와 인의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기업과 시민 모두가 공단폐수를 정화하고 생활하수의 차집과 하수처리가 있어야 함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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