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회 한 의원이 최근 지방일간지 현직 기자가 자신의 신분을 공무원이라고 속인 채 취재를 했다면서 공인인 기자의 자질을 문제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해당 시의원인 ㅈ 의원은 "ㅈ일보 사회부 ㄷ기자가 지난 7일부터 자신을 만나기 위해 세차례에 걸쳐 본인이 운영하는 갈비집에 찾아왔다"면서 "해당 기자는 이 과정에서 갈비집 종업원들에게 자신이 구청 직원이라고 신분을 속인 채 단체 예약을 이유로 본인의 옛 명함을 가져갔고 이를 이용해 악의적인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자는 "신분을 속이고 취재를 한 적이 없다"면서 "제보자가 방문했던 것을 본인으로 착각하는 것 아닌가"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ㄷ기자와 직접 대화를 나눴다는 갈비집 여종업원과 ㅈ 의원의 부인은 "ㄷ기자와 삼자대면을 시켜달라"면서 "인상착의와 옷 차림새를 분명히 기억한다"며 "신분을 속인 채 취재를 해놓고 이제 와서 발뺌하느냐"고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      

'제보자와 착각하는 것이다(?)'

시의회 ㅈ 의원은 지난 8일 오후 3시40께 자신이 운영하는 권선구 권선1동에 위치한 갈비집에서 ㅈ 지방 일간지 ㄷ기자를 만났다.

ㄷ기자는 이에 앞서 갈비집에 전화를 걸어 여종업원을 통해 ㅈ 의원의 재실여부를 물었고, 이날 오후 3시30분께 갈비집에 도착, 잠시 외출중이었던 ㅈ 의원을 10분정도 기다렸다.

인근 농수산물도매시장에 갔던 ㅈ 의원은 "구청에서 사람이 찾아왔다"는 부인의 전화를 받고, 갈비집에 도착했다.

ㅈ 의원은 카운터에 서 있던 ㄷ기자를 이날 처음 만났고, 둘은 갈비집 안쪽 큰 방에서 10여분동안 얘기를 나눴다.

ㅈ 의원은 ㄷ기자가 돌아간 뒤 부인과 얘기를 하면서 ㄷ기자가 지난 7일에도 찾아와 구청 직원이라고 밝히고, 자신의 명함을 요구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ㄷ기자와 직접 대화를 나눴다는 종업원 김모(42.여)씨는 "지난 7일에도 오후 2시께 찾아와 자신이 구청직원이라고 밝히고 단체예약 때문이라며 사장님의 명함을 요구했다"면서 "8일에도 오후 2시께 찾아와 명함을 요구해 예전 명함 두 장을 건네 줬다"고 말했다.

ㅈ 의원의 부인 김모(50)씨도 "직접 대화를 나누진 않았지만 옆에서 ㄷ기자를 봤다"면서 "남색 정장에 넥타이 없이 와이셔츠만 입었던 것까지 기억한다"며 "세번째 찾아와 남편을 만났을 때도 같은 차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ㄷ기자는 본지와의 확인통화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취재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ㄷ기자는 "ㅈ 의원이 명함에 갈비집 대표 명의를 넣어 시 공무원들에게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다는 제보를 받았고, 제보자로부터 지난 8일 ㅈ 명함을 건네받은 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후 3시30분께 ㅈ 의원의 갈비집을 처음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ㄷ기자는 하지만 ㅈ 의원의 부인과 종업원이 '분명히 인상착의와 차림새 등을 기억한다. 대면해도 좋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제4호 정당한 정보수집 규정에 따르면 '취재과정에서 항상 정당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하며, 기록과 자료를 조작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최종식 인천.경기기자협회장은 "우선 ㅈ 일보 기자협회 지회장을 통해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겠다"면서 "공무원이라고 신분을 속인 채 취재를 했다면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보도 기사도 '논란'

ㄷ기자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취재, 보도한 기사 내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ㄷ기자는 지난 4일까지 열렸던 시의회 제223회 임시회에서 수원갈비축제 예산이 60% 삭감된 것과 ㅈ 의원이 자신의 명함에 갈비집 대표 명의를 게재한 사실을 취재하는 과정이었다.

ㄷ기자는 이미 지난 8일 '시의회가 오는 10월8일 열리는 수원 갈비축제 예산은 삭감하고, 같은날 열리는 일본음식축제는 원안 가결'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어서 지난 9일자로 '시의원 이중행태 뻔뻔'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 이 기사는 'ㅈ 의원이 갈비집을 운영하면서도 갈비축제 예산을 삭감하는 데 동참했다'는 내용과 'ㅈ 의원이 명함에 자신의 갈비집 상호를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 내용이 중복돼 있다.

ㄷ기자는 9일자 보도에 지난 8일 입수한 ㅈ 의원의 명함을 사진만 모자이크 처리해서 그대로 보도했고, ㅈ 의원이 '본분 상실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으로 기사화 했다.

이에 대해 ㄱ 지방일간지 모기자는 "갈비집을 운영하면서 갈비축제 예산을 삭감했다는 내용과 명함에 갈비집 상호를 넣은 내용은 엄연히 다른 사실"이라며 "두개 사실을 연관지어 무리하게 기사화 했다"고 지적했다.

또 시의회 ㄱ 의원은 "해당 의원이 갈비집을 운영하면서 갈비축제예산을 무리하게 통과시켰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오히려 반대되는 사안을 거꾸로 보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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