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인석 화성시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채 시장이 취임한 뒤 최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던 창의지성 교육이 지난해 12월 시 의회에서 전액 예산삭감이란 수모를 겪을 당시, 공직사회와 지역정가에서는 채 시장이 정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심지어 채 시장이 취임하고 1년을 재판(선거법 위반혐의)으로 보낸 뒤 처음으로 추진한 사업이 좌초돼 정치적으로 ‘식물 시장’이 됐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채 시장이 이런 예상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3월 대규모 정기인사를 앞두고 공직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채 시장은 지난 1월 초부터 시작한 23개 읍·면·동 시정설명회를 통해 시민을 상대로 직접 창의지성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시정 설명회를 마친 지난 1월 말 관내 학부모와 교사들이 창의지성교육예산 복원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시와 시 의회에 제출해 예산을 전액 삭감한 시의회를 압박했다.

결국 지난 2월10일 열린 제 111회 임시회에서 시의회는 인재육성 재단설립 및 운영 지원조례안을 일부 개정해 재단 내에 창의지성교육 지원센터를 설치토록 했다.

시민을 상대로 당위성을 설명해 온 채 시장이 창의지성 교육의 재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면서 일부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시정운영에 자신감을 가진 채 시장은 3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채찍과 당근’으로 느슨해진 공직 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채 시장은 26일 현재 4급 서기관(3명), 5급 사무관(7명) 등 전례없는 큰 폭의 승진 인사와 함께 감사원과 경기도, 시 자체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의 공직자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반영해 전보인사를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채 시장이 취임한 뒤 처음 제대로 행사하는 인사라고 봐도 무관하다”며 “공직사회가 변화의 흐름을 알게 되는 인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잘못된 관행과 단절하는 계기로 삼는 한편 업무 수행능력과 도덕성(청렴성) 중심으로 인사를 발탁하겠다는 채 시장의 뜻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채 시장의 행보에 대해 시민 박모(54· 병점)씨는 “시장이 흔들리면 시민들이 고통 받게 된다”며 “채 시장은 시민들 가까이서 소통하면서 투명하게 시정을 운영하려는 것 같아서 좋다”고 했다.

반면 한 시 의원은 “채 시장이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지만 과도한 면이 있다”며 “창의지성교육 예산처럼 절차를 무시하고 명분만 내세우면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청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6급)은 “배의 선장이 중심을 잡는 것은 중요한 일이며 환영 받을 만한 일”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시정을)말보다 행동으로, 예측가능한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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