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중독성을 지닌다고 했던가. 간혹 해외 토픽을 보면, 음식에 아편과 같은 마약을 넣어 고객들을 중독시키는 경우가 가끔 발각되곤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요리는 마약이 필요없다고... 왜냐하면 이미 오래 전부터 신맛, 매운 맛, 설명불능(?) 맛(김치와 삶은 돼지고기 그리고 홍어회를 섞은 홍어삼합을 들 수 있을 것이다)의 중독성이 마약을 능가하기 때문이라나??

그 맛 중에서 가장 중독성이 강한 것은 역시 매운 맛이다. 매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속이 쓰리거나 물을 많이 먹게 되지만 그럼에도 매니아들에게는 그 매운 맛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이 매운 맛을 마케팅 핵심으로 승부수를 띄운 닭발 집이 있어 소개한다.

영통 키넥스5 극장 블록에 위치한 '경희 불 닭발'. 작년 5월에 오픈해 이미 골수 단골들을 꽤 거느리고 있는 집이다.

그 많은 닭발 집 그리고 그 많은 매운 음식점들 중에서 골수 단골 확보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하다.

김창환 사장이 이곳을 오픈하기 전에 안산에 있는 '정든 닭발' 등 전국에서 유명한 20여 곳에 달하는 닭발 집을 일일이 다녀 유명한 닭발집의 장점만을 뽑아 배운 매운 맛의 요리법은 그대로 음식에 녹아있다.

일단 석쇠를 이용해 불에 직접 구어 내는 직화구이가 특징. 그 불과 어우러져 독특한 매운 맛을 내는 태양초 고추장의 위력! 간단해 보이지만, 이것이 이 불 닭발의 인기 비결이다.

불기운을 담고 있는 매운 맛은 묘한 향기를 지니고 있다. 시골에서 짚을 태우며 느낄 수 있는 향수를 담고 있기도 하고, 새벽 녘 바닷가에 피워 놓은 모닥불의 남은 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곳의 메뉴가 안산의 원조 집을 그대로 답습한 것만은 아니다. 김 사장이 새롭게 고안한 음식 중 인기 있는 것이 바로 오돌밥(잘게 썬 오돌 뼈와 야채 양념을 섞어 만든 볶음밥의 일종. 이것을 김에 싸서 먹는다)과 매운 날개(설명이 필요할까?).

참고로, 매운 맛은 좋아하지만, 닭발 발려먹는 것을 귀찮게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뼈없는 매운 닭발'(TV 리모콘처럼 게으름의 산물이지만, 기자 역시 이것을 선호한다. 확실한 것은 살찌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 을 권하고 싶다.

애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수원 영통의 신모씨(20대, 직장인)는 "한동안 오지 않으면 왠지 허전해 이곳을 주기적으로 찾게 된다"고 말한다.

닭발은 과거 포장마차의 주요 안주. 때문에 서민의 술인 소주가 제격이다. 물론 시원한 맥주와도 어울린다. 

매운 맛을 즐기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도중에 포기할 수밖에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먹기 전에 스스로 매운 맛 매니아인가를 확인해 보시길….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배달주문: 204-5592 ( 단, 영통 단지 내에만 배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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