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사람들은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도시를 갈망한다. 예술과 문화가 넘치는 품격 높은 도시에서 살고 싶어 한다. 한 주 전에 수원시와 전북 고창군 양 도시 간에 문화예술교류가 펼쳐졌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의 고창군 신년음악회 초청연주회가 그곳 문화의 전당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633석의 문화의 전당은 공연을 완벽하게 지원하고 공연자와 관객 모두의 감성을 충족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고창군이 주최하고 고창예총이 주관했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비상하는 수원시향이다. 국내 최고의 음악가로 손꼽히는 피아니스트 김대진 상임지휘자가 이끌고 있다. 지난 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수원시향은 국내 최정상의 교향악단이다. 이날 호평을 받았다. 300석 현장 판매 티켓은 10여 분만에 전석 매진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이날 경기도의 수부도시-수원시향의 고창에서의 울림은 매우 크고 황홀했다. 자랑스러웠다. 1·2부로 나누어 진행된 이날 연주는 역시 예술의 관심은 사람뿐임을 일깨워 주었다.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에 호소하는 데에 뜻을 두는 게 예술이다. 끝없는 사랑, 평화로운 삶, 몸과 마음의 풍요가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설득하고 강하게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예술작품이다. 그래서 한 작품이 가지는 ‘예술의 힘’을 존경한다. 예술은 표현활동이다. 예술은 창조적 자기표현이기에 오랜 시간 동안 사랑을 받는다. 예술이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즐거운 활동으로 퍼져 나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도시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수원화성과 고인돌이 바로 세계문화유산이다. 고인돌은 판석이나 지석을 이용해 상석을 받치고 있는 거석문화의 일종이다.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을 접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곳이 고창이다.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상생 파트너로서 공동번영과 발전을 도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행복의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닫힌 문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우리를 향해 열려 있는 다른 문을 보지 못한다.’ 시청각 장애를 가진 미국의 작가 헬렌 켈러의 말이다. 때마침 프로야구10구단 유치로 수원시와 전북 4개 연합도시가 서로 경쟁을 벌이다 수원-KT로 결정된 다음에 열린 공연이었다. 지방신문마다 ‘전북도민, 허탈감에 빠져있다’라는 헤드라인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모든 사람은 가슴에 열정을 품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그 열정을 끌어내는가이다. 이제 다른 문을 보면 좋겠다. 수원시향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면 휴식과 자극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양 도시 간의 우의를 다지는 데 뜻을 더한 시의 적절한 음악회였다. 우정은 사회적 자본의 한 형태다. 유대감은 행복의 필수조건이다. 우정을 통한 강력한 유대감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문화예술교류를 통해 더욱 다져질 수 있다.

고창은 풍부한 자산을 갖고 있는 6만여 명의 작은 도시다. 선사시대부터 문화와 예술이 면면히 이어온 예향(藝鄕)이다. 판소리의 성지이기도 하다. 동리 신재효 선생의 고택 자리에 판소리박물관과 동리국악당이 있어 판소리 전승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미당 서정주 시문학관도 있다. 고창읍성 일명 모양성이 있고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어지는 선운산 선운사가 자리하고 있다. 복분자의 메카요, 풍천장어, 고창수박의 고장이다.    
수원시와 고창군은 다른 8개 시·군·구 자치단체장과 함께 염태영 시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세계문화유산도시협의회’멤버다. 세계문화유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예산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활동을 함께해 오고 있는 공동운명체이기도 하다. 고창농악은 맥이 끊이지 않고 온전하게 전승된 농악으로도 유명하다. 염 시장은 ‘고창의 유명한 농악과 판소리를 수원에서 초청공연을 갖도록 하자’고 공연장 접견실에서 제의를 할 정도로 양 도시 간의 문화예술 교류에 관심을 기울였다. 지속적으로 이어질 계획이다. 바람직한 일이다. 예술은 국경이 없다. 화폐처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문화예술은 시민사회의 대화 창구다. 문화예술은 일상생활에 즐거움과 행복을 주고 모든 사람에게 치유제가 된다. 양 도시 간 문화예술교류를 통해 상생발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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