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부터 1월 20일까지 6일 동안 문화재청 문화유산 지도서비스에 동해가 '일본해(동해)'로 표기됐다. 이미지는 수정 전 화면. <사진=문화유산 지도서비스 갈무리>
"국가기관인 문화재청에서 지도 서비스를 한다기에 둘러보는 중에 너무 놀라 메일을 보냅니다. 동해 자리에 일본해(동해)로 표기된 지도를 서비스하고 있군요. 문화재청이 제정신인지 궁금합니다."

"국가기관인 문화재청에서 지도 서비스를 한다기에 둘러보는 중에 너무 놀라 메일을 보냅니다. 동해 자리에 일본해(동해)로 표기된 지도를 서비스하고 있군요. 문화재청이 제정신인지 궁금합니다."

 

"국가기관인 문화재청에서 지도 서비스를 한다기에 둘러보는 중에 너무 놀라 메일을 보냅니다. 동해 자리에 일본해(동해)로 표기된 지도를 서비스하고 있군요. 문화재청이 제정신인지 궁금합니다."

 

"국가기관인 문화재청에서 지도 서비스를 한다기에 둘러보는 중에 너무 놀라 메일을 보냅니다. 동해 자리에 일본해(동해)로 표기된 지도를 서비스하고 있군요. 문화재청이 제정신인지 궁금합니다."
위 글은 지난 19일에 기자에게 제보된 글이다. 이 글을 보낸 이는 우리나라 최초로 독도지도를 완성한 안동립 선생이다. 기자는 즉시 문화재청 '동북아역사문화유산' 누리집에 들어가서 제보 내용을 확인해 봤다. 당시 지도 상에는 동해 한가운데 '일본해'라고 표기돼 있었다. '동해' 표시는 '일본해' 표기 아래 괄호 속에 작게 표시돼 있었다.

나는 문화재청의 일본해(동해) 표기 문제를 다룬 기사를 써 <오마이뉴스>에 송고했다. 그 시각은 2013년 1월 20일 오전 11시 4분. 그러부터 2시간 정도가 흐른 뒤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통화의 요지는 '문화재청 누리집에 들어가보니 동해로 표기돼 있다'는 것. 편집부는 내게 확인을 한 번 더 해달라고 요청했다.

20일이 일요일이라 문화재청에 확인할 길이 없어 월요일 오전 9시가 되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거는 곳마다 담당 부서가 아니라며 전화를 돌렸다. 겨우 문화재청 대변인실에 연결이 닿은 시각은 오후 2시. 문화재청 대변인실은 내게 취재요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하라고 했다.

취재요청서를 보내고 난 뒤 답이 온 것은 오후 5시 38분. 취재에 8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문제는 문화재청 문화유산 테마지도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의 답변이었다. 이 부서 담당자는 독도 표기에 관련한 문화재청의 공식입장을 '팝업창'에 띄워놨으니 읽어보라고 했다. 나는 '팝업창' 속 글을 읽으면서 문화재청이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지도 수정 시각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져 적지 않게 놀랐다.

내가 '일본해(동해)'로 표기돼 있는 것을 갈무리한 시각이 20일 낮 11시 무렵이었는데 문화재청은 19일에 즉시 조처했다고 밝혔다. 이런 표기는 지도 서비스가 시작된 2013년 1월 14일부터 수정되기 전까지, 만 6일 동안이나 그대로였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이를 두고 여론이 들끓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당시 내가 확인한 누리집에는 한반도 일부만 보이고 독도 쪽은 나오지 않아 이 지도가 '독도 표기 누락'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 그런데 문화재청은 독도가 단순한 실수로 빠져있었다고 발뺌했다.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20일 트위터 상에서는 안동립 선생이 "독도가 리앙쿠르암초라고 돼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23일 현재는 독도로 서비스 중)

문화재청은 이 사안을 두고 "오류를 알고 즉시 시정했다, 지금은 수정된 상태"라고 밝혔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철저한 검증을 했음에도 이 모양이라면 향후 재발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을까. 더군다나 이번 사안에 대한 책임자의 공식 사과나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도 없이 '팝업창' 하나만 띄우고 문제를 봉합하려는 것은 성의 있는 자세가 아니다.

문화재청이 우리 유산에 대한 정보를 안방에서 볼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지만, 이런 식으로 '일본해(동해)' '리앙쿠르암초'라고 서비스할 바에는 아예 이 누리집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이 누리집을 봤다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또한 일본 쪽에서 이 사실을 알았다면 어땠을까. 이런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됐을 것이다. 한심하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한국에 있어 '독도'와 '일본해' 표기 문제는 중요하다. 문화재청이 1월 20일 자로 문제가 된 표기를 바로잡으면서 "구글 글로벌 지도의 일부 프레임 변경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는데, 이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볼 수 있다.

문화재청장은 '동북아역사문화유산'의 지도 서비스 체계를 재점검하고 이번의 '일본해(동해)' 표기에 관한 경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백번 양보해 구글 지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만 6일 동안이나 이를 감쪽같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문화재청 행정의 심각한 '구멍 뚫림' 현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팝업창' 하나 띄운 뒤 해명하고 그치기에는 이번 사안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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