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초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선발된 고교생 20명을 인솔하고 인솔단장으로 캄보디아 시엠립으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약 10일간의 일정이었다. 선발된 학생을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약 하루 정도하며 해외봉사의 배경, 취지와 가치, 일정과 유의사항을 아주 구체적으로 준비시켰다.

사전 교육에는 3일간의 캄보디아 시엠립의 프놈크롬 수원 마을의 초중학교에서의 학습지도 봉사. 2일은 다일공동체에서의 밥퍼봉사와 방과후 학교(영어교실 및 컴퓨터교실)봉사, 포스퀘어 고아원에서의 2일간의 목욕봉사와 공연, 그리고 문화 체험으로 킬링휠드 탐사와 앙코르왓 탐사, 톤네샵 문화탐사로 일정은 짜여져 있었다.

구체적인 교육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해외봉사에 대한 경험이 없어 두려움과 긴장감이 역력했다. 비행기를 타는 일도 많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어떻게 할지 즉 내용과 방법이 서투른 그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다. 다만 학교생활에서의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해본 경험이 많거나 특히나 리더로서의 봉사활동 계획과 실행 그리고 평가를 교육적으로 많이 해본 경우에는 주저함이 크게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론에서 해외봉사활동에 대한 생각이 분분하다. 사치스런 활동이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꼭 해외까지 가야하나? 좋은 스펙쌓아 대학을 가기 위한 방법 정도로 그저 생각하곤 한다. 돈 많은 아이들이 관광 중심으로 놀다오겠지 등등 그리고 생활기록부에도 기록되지 않는 활동을 방학 중의 보충수업이나 학원수업의 부담을 안고 갈 필요가 있나? 등등 부정적인 생각이 의외로 많을 수도 있다. 아직도 교육적인 봉사활동을 강조하고 학교교육을 통해 권장은 하지만 봉사활동의 부정적인 사고는 상당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프놈크롬 수원마을의 초중학교는 수원시가 지원한 학교이다. 하드웨어를 비롯하여 매년 수원시에서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지원하고 있는 학교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가 너무도 열악하여 교육적인 효과는 많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프놈크롬수원마을의 초중학교에서는 음악과 미술, 민속놀이, 한글 가르치기 등 상세한 지도안을 짜고 준비물을 최대한 확보하여 투입하였다. 물론 언어의 소통이 제일 어려웠다. 현장의 버디를 활용하여 어느정도 소통은 가능하였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현지 아이들의 호응도가 너무도 높다는 사실이었다. 교실 안에 전기가 설치되지 않아 어려움은 있었지만 다행히 날씨가 좋아 우리 학생들과 현지아이들의 호흡은 예상과 달리 소통이 아주 잘 되었다. 물론 각 팀장들의 헌신과 노력이 크게 작용하였다. 수업 후에는 활용하였던 자료는 기증하였고 경기학생해외 봉사단원들은  어린아이들의 호응에 너무도 기분좋아 했고 실로 고무적이었다.

매년 방문하는 학생들만 다를 뿐 충효단에서 세 번째의 방문이었기에 현지의 실태와 환경분석이 있었던바 철저하게 현장중심으로의 계획이었다. 매일 매일의 팀별 회의를 통해 교육적인 목표의 도달도를 점검하고 방법과 내용상의 문제점, 접근방법의 문제점 등  토론을 통해 보완해 나갔다.

다일공동체에서의 봉사활동은 활동자체도 중요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환경 오염, 인권문제, 식량부족, 물문제의 해결, 등 지구촌의 당면한 문제접근에 관점을 두었다. 특히나 배고프고 굶주린 아이들, 환경오염에 노출된 아이들을 그저 동정의 마음보다는 지구촌의 당면한 문제를 접근하며 그 해결방안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른바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국제적인 감각을 갖고 인식을 공유하며  지구촌의 제반 문제를 바르게 보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도록 노력하는 지구촌의 시민의식을 갖게하는 것에 역점을 두었다. 물론 해외봉사 한 번의 기회를 통해 완전하게 자리잡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소감문을 작성해보고 별도의 평가회를 통해 주도면밀한 토론으로 해외봉사활동의 진정한 가치를 정리하는 단계를 가졌다. 사실 봉사활동의 핵심은 진정성이다. 내가 가진 재능이나 특기를 나누고 함께 공유한다는 근본적인 생명존중의 철학이 봉사활동의 출발점이다.

문화 체험 역시 귀한 학습일진데 봉사활동과 문화 탐사는 별개 일 수가 없다. 똑같은 맥락에서의 학습이다. 그래서 계획도 있고 사후 마무리인 평가도 필요하다. 우리문화와 다르다고 틀림은 아니듯 그 나라의 역사성을 수용하고 인정해야 한다. 특히나 역사가 형성되어가는 과정을 눈으로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은 산 교육중의 산교육이다. 문화와 역사를 보는 관점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독특성이다. 짧은 해외 봉사활동이 경우에 따라서는 한 학생의 성장과정에서 획을 긋는 사고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 한 학생의 진로선택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때의 해외봉사활동이 한 개인의 인생에 중대한 가치 확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공부가 어디 있을 것인가?  봉사활동 시간 몇 시간이냐는 수량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한 개인의 무한한 삶의 철학에 크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해외봉사의 진정성을 통해 지구촌에서의 인류 사랑을 진하게 느낀 소중한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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