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요소를 의·식·주라고 한다. 입고 먹고 자는 문제다. 요즘은 여기에 오가는 문제 즉 교통을 한 가지 더 첨가하여 의·식·주·교 등 네 가지를 인간생활의 기본요소라고 한다. 인간은 움직여야 살아갈 수 있기에 그렇다. 누구나 쾌적하고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을 원한다. 도시에서의 삶이 보다 풍요롭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의·식·주와 함께 높은 수준의 교통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민이 공감하는 안전하고 편리한 도로망 확충이 중요한 이유다. 인체에 비유하면 대한민국 국토에 교통은 피가 흐르는 혈관이나 마찬가지다. 인체의 혈류가 늘 원활하게 흘러야 하고 막힘이 없어야 사람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큰일을 할 수 있다. 교통이 원활해야 이용하는 시민들의 하루가 더 행복해 진다. 이를 위한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 기능이 유지돼야 하고 보행여건이 좋아야 한다.

지난 2011년 경기도가 조사한 보행자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무단횡단 교통사고 다발(多發)지역을 선정한 결과 수원시가 58곳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뒤를 이어 부천 30곳, 성남 26곳, 안산 23곳 보다 2배가 넘을 정도다. 대책이 시급하다. 수원은 권선구 세평지하차도 진출부에서 고색사거리에 이르는 매송고색로 2.6km구간 중간지점으로, 이 도로는 왕복 7차선에 최고 제한속도가 80km/h에 달하는 대표적인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다. 주로 무단횡단이 원인이다. 특히 불편을 겪는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등 교통약자들의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에 중견 영화감독이 횡단보도에서 음주운전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횡단보도 설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제는 보행자 중심의 시대가 돼야 한다. 야간 사고 예방을 위해 야광시설물 설치도 늘려야 한다. 교차로를 가로질러 무단횡단하는 경우가 잦다. 야간에 유흥주점을 찾았던 술에 취한 이들이 무단횡단을 일삼거나  택시를 잡기위해 차도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교통사고의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들이다. 시민 캠페인도 필요하지만 횡단보도 집중 조명시설, 보행자 안전펜스 등 각종 교통 안전시설물 설치로 무단횡단 사고 발생과 사망자를 줄여야 한다.

엿새 후면 봄이 바야흐로 시작되는 경칩이다. 유난히 잦은 폭설과 과다한 염화칼슘 살포로 시내 주도로나 간선도로, 주택가 뒷길 곳곳이 침하되거나 움푹 파여 자갈이 드러난 곳이 많다. 유난히 지난겨울에는 ‘도로 위 지뢰’라고 불리는 포트홀(pot hole)이 많이 발생했다. 포트홀은 겨우내 아스팔트에 스민 물기가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강도가 서로 달라지면서 생기는 것이다. 아스팔트의 결합력을 떨어뜨려 도로면이 변형되거나 손상되는 현상이다. 시내 도로 곳곳에 생긴 포트홀 수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파손된 도로로 인해 달리는 차량에 돌이 튀어 차량이 파손되거나 이를 피해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일이 자주 발생되고 있다. 구청이나 동사무소를 통해 전수조사를 하여 시급히 보수에 나서야 할 것이다. 주택가의 이면도로파손으로 시민들의 불편 또한 적지 않다.

수원은 2002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아시아 최초, 세계63번째로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받은 도시다. 교통시설물 확충 및 환경개선 등 지속적인 활동으로 2007년에 안전도시 재공인을 받은바 있다. 도시가 각종 위험요소로부터 안전해야 시민이 즐겁고 행복하다. 안전한 삶은 불안전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안전한 행태의 습득, 안전한 환경의 구축, 위험요인의 개선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킴으로써 이룰 수 있다. ‘안전도시’란 지역사회가 이미 안전하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이 시민들의 안전의식 향상과 사고로 인한 손상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도시라는 뜻이 더 짙다. 교통안전시설물 정비도 중요하지만 횡단보도 사고를 막는 일이나 누더기 도로를 쾌적한 도로로 보수 하는 일도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길의 기초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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