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한 주전에 경기도문화의 전당 행복한대극장에서 수원시립합창단 30주년기념 ‘앙코르 뭔가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합창단원이 팀당 10~14명으로 나눠 4팀4색으로 특별한 공연을 보여줬다. 오페라팀, 퓨전인러브(fusion in love)팀, 해학마당극팀, 뮤지컬팀이 제각기 색다른 의상을 갖춰 입고 노래와 춤, 연극으로 완성도 높은 공연을 보여줬다. 4색4미(四色四味)의 뭔가 다른 이벤트였다. 특히 가수 조영남의 노래를 모티브로 제작한 퓨전마당극 ‘최진사댁 셋째 딸’은 연기중심에서 노래 중심으로 바꿔 춤과 함께 멋진 합창음악을 보여줬다. 합창단의 고정관념을 어떻게 바꿔나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아주 특별한 파격의 무대다. 대중의 품으로 뛰어든 클래식 합창이다. 예술은 즐거워야 한다. 관객은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날 음악회는 정말 특별했다. 단원들이 음악의 흐름과 감정까지도 정확하게 파악해 연기했기 때문이다. 시민들로부터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기에 더욱 그렇다. 관중은 무대 위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는 단원들에게 박수를 보내지만, 합창단원들이 그곳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그 어려움을 공연 내내 실감할 수 있었다.

30년간 수원시립합창단의 행보는 이렇듯 창의적으로 열정과 노력이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 창단 이래 1천회의 나라안팎 연주회를 통해 ‘세계 정상의 하모니 그리고 최고의 합창음악’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영국을 비롯하여 미국,멕시코,중국,오스트리아,체코,루마니아,헝거리,프랑스 그리고 아프리카 우간다를 방문하여 문화?예술의 도시-수원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홍보대사역할도 훌륭히 담당해 왔다. 특히 유럽순회연주회에서는 ‘우리보다 우리의 음악을 더 잘 한다.’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국내 정상의 하모니가 아니라 세계 속의 합창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원시립합창단의 연주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무대구성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합창지휘 를 전공한 음악박사 민인기 상임지휘자는 섬세하고 세련된 합창음악, 깔끔하고 정확한 바톤 테크닉을 인정받고 있는 지휘자다. 일찍이 ‘21세기를 이끌고 갈 차세대 지휘자’의 한 사람으로 선정될 정도였다. 언제나 합창무대를 동적이고 시각적인 요소를 가미해 관객이 지루함을 느낄 짬을 주지 않는다. 이 시대에 가장 높은 경지의 창조예술이 음악이다. 예술은 늘 새로워야 한다. 시립합창단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레퍼토리를 발굴하여 소개한다. 그래서 레퍼토리가 풍부하다. 항상 학구적인 자세로 한국합창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며 관중을 매료시킨다. 자기만의 색깔을 각인시키고 있다. 시립합창단이 올곧게 추구해온 지향점이기도 하다. 하나의 작품이 자리 잡기까지 곁들여지는 수고는 그 어떠한 전통의 전승, 보전보다도 힘겹고 벅차다. 창작의 산고와 대중적 이미지 제고가 동시에 요구되기에 그렇다. 

가장 큰 힘을 돋우어주는 이는 관객이다. 관객을 끌어당기는 새롭고 누구나 향유할 수 있게 하려는 음악회가 이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대중의 눈높이를 맞춘다고 어설프게 예술적 수준을 낮추기보다 대중의 감상 수준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는 5월27일~28일 창단30주년을 맞아 정기연주회로 수원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두 차례 ‘창단30주년 기념음악회’를 펼친다. 이어 8월~9월에 넘치도록 풍성한 합창페스티벌이 수원일원에서 개최된다. 세련된 기량으로 날로 발전하는 수원시립합창단에 힘을 실어주면서 검증된 수준 높은 음악회를 향유하는 적기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앞으로 펼쳐갈 시립합창단이 얼마나 더 친밀감 있게 펼쳐 보일 것이며 얼마나 완성도 있게 표출해 낼지 지켜보는 것 또한 재미있는 관심거리다. 문화?예술의 도시-수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활발히 소개해가는 시립합창단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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