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은 선열들께서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한 지 94 주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3·1독립운동을 통해 나타난 우리민족의 자주독립 의지와 민족적 염원에 의해 탄생하였다. 임정은 한민족이 일제의 식민통치를 정면으로 거부한다는 상징적 존재였으며 우리민족의 독립운동을 대표하는 구심체였다.

 

20세기를 전후하여 세계의 수많은 약소민족들이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고 나름대로 독립운동을 전개했지만 우리처럼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27년간이란 긴 기간동안 유지하면서 독립운동을 전개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27년 동안 조국의 광복을 위해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으신 임시정부 선열들의 애국 희생정신이 우리민족에게 독립의 희망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었다.

“정신적 국가만 망하지 않는다면 형식적 국가는 망하였을 지라도 그 나라는 망하지 않은 나라“라는 백암 박은식 선생의 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국가란 형식상의 국가요, 단지 그것만으로는 참다운 국가가 될 수 없고 그 속에 정신적 국가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일 형식상 국가가 있다가 없어 졌다 하더라도 정신적 국가인 민족정신만 살아 있다면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정신이 없는 민족은 나라를 가질 수 없고 또 살아남을 수도 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하여 한나라의 흥망성쇠는 그 나라 국민들의 정신력에 따라 결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역사도 민족정기가 국가의 존립과 융성의 기초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우리의 삶의 터전인 한반도는 한족과 이웃하고 북쪽으로는  여러 기마 민족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서 빈번한 외침을 받았고 남쪽으로는 왜구에게 크고 작은 침입을 당해 왔으나 우리의 선조들은 그때마다 어려움에 처한 국가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바쳐 민족의 자존을 굳건히 지켜왔고  일제 강점기에도 그 혹독한 탄압을 이겨내고 조국의 광복을 쟁취했다.

이처럼 우리민족이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민족의 부당한 간섭이나 침략이 있을 때에는 끝까지 싸워 이를 격퇴하고 우리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지켜온 강인한 기백을 가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들이 자유민주주의체제에서 이만큼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것도, 또한 세계에 중심 국가로 부각되고 있는 것도 우리의 가슴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굳건한 민족정기 때문이다. 4월 13일, 94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일을 맞아 민족정기의 중요성을 되뇌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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