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회장님, 광교 나무데크 산책길 가 보셨나요?’ 지난 기관 단체장 모임인 수요회에서 홍성관 장안구청장이 내게 물어왔다. ‘아주 멋있어요, 한번 가보시면 좋을 거야요.’ 다음 날 아내와 함께 광교저수지를 찾았다. 그야말로 장관(壯觀)이었다. 뚝방에서 광교쉼터까지에 이르는 1.5km에 만개한 벚꽃이 도열하고 있는 듯 나무 데크 산책길을 걷는 시민들을 반긴다. 광교저수지물에 비친 산자락이며 나무들, 분위기가 낭만적이다. 수원의 또 다른 명소 반열에 올랐다. 벚꽃나무 아래 데크 로드 곁에 낮은 이팝나무가 하얗게 웃고 있다. 4~5월에 쌀밥 같은꽃이 핀다. 원추리, 흰말채나무, 영산홍, 수호초, 바위치, 털머위, 섬기린초 등 다양한 야생화가 응원군처럼 식재되어 오가는 산책객들에게 인사한다. 시민들이 건너편 산기슭 수변 길은 1.9km다. 오르막과 내림막이 이어져 나이든 분들은 버거운 길이다. 자연생태를 파괴하지 않고 그곳도 나무 데크 산책길로 꾸몄으면 한다. 어머니의 품처럼 느껴져 언제나 한 바퀴 돌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명소는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길을 조성한 수원시에 찬사를 보내도 아깝지 않다. 가볼만한 수원의 명소가 태어난 것이다.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광교산을 찾는 시민들은 물론 외지인들에게도 ‘아름다운 도시-수원’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최상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지금부터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된 데크 로드가 망가지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건 공직자의 몫이 아니라 이곳을 찾는 이들의 몫이다. 걷다보면 주변경관에 눈이 가지게 마련이다. 기존 도로변에는 주말농장이 있고, 벌통이 놓여 진 양봉원, 보리밥집도 보인다. 이왕이면 잘 디자인된 간판을 세워 나무 데크 산책길과 어울리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잘 정돈된 간판하나도 관공자원이다. 광교저수지를 바라보는 쪽에 수원이나 광교저수지, 광교산 등 자연을 소재로 한 ‘짧은 시(詩)’를 환경친화적으로 나무에 음각(陰刻)하여 몇 점이라도 세워 놓는 것도 좋을 듯싶다. 시처럼 멋진 산책길이 되게 해야 한다. 가슴속의 응어리들이 시로 풀어질 듯한 시원함까지 더할 수 있다. 멋진 데크 로드는 통과만 하는 길이 아니다. 자연을 보고, 사색하며 음미하는 길이 되게 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이왕이면 시민들의 공모를 통해 이 길에 ‘시 구절처럼 맛이 나는 이름’을 붙여주면 한다.

5월은 모두를 설레게 하는 계절이자 가정의 달이다. 시민들은 멀리 나가지 않고도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는 ‘광교저수지 나무 데크 산책길’을 가족과 함께 걸어보길 바란다. 오늘이 행복하고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길이다. 나무로 만든 이 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고단하고 힘들어 지친 이들의 마음을 풀어준다. 걷던 길을 잠시 멈추고 광교 물을 보거나 광교산을 보라. 세상의 많은 부드러움은 물에서 비롯된다. 누군가를 만나 슬픔과 기쁨을 나누고 우정, 애정 모두 몸에 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물이 있어 생명들이 생생해 진다. 이렇게 나무 데크 산책길에 온 것도 이 때문이다. 네 명이 오갈 수 있는 데크 로드다. 오가는 이들이 부딪치지 않고 산책할 수 있어 좋다. 문득 힘들 때면 이곳을 걸어보라. 지친 마음을 위로하며 어머니의 품처럼 잔잔한 광교 저수지 물이 교훈을 던져줄 것이다. 시민의 휴식공간이다. 똑같은 길이지만 저녁에 걸으며 바라보는 경관은 또 다른 멋과 맛을 풍긴다. 황혼에 물든 광교 물과 산이 절경이다.

사람이 반가운 도시-수원은 사시사철 매력적이다. 앞으로도 가볼 만한 수원명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옛 미니열차가 다녔던 수여선이나 수인선 철로길도 한 예다. 오는 11일 시민걷기대회가 이곳 데크 로드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시민들에게 ‘또 다른 이색적인 맛’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본다. 요즘 삶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쾌적하고 양호한 환경을 추구한다. 자연보전지역인 광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껴안고 있다. 생태계의 변화만이 아니다. 무릇 그 시대의 언어는 그 시대의 반영이다. 빛과 그늘이 그 말에 물들어 있다. 나무 데크 로드는 시민들에게 쾌적한 수변환경을 제공한 쾌거다. 건조한 시멘트 길을 벗어나 광교 나무 데크 산책길에서 ‘로맨틱한 나’를 찾아보기 바란다. 삶은 감사할일로 가득함을 다시금 느끼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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