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시민에게 도움을 주고 섬기는 게 행정이다. 시민이 하려는 것, 원하는 바를 제 때에, 제대로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과거엔 민원인이 공무원을 찾아왔다면 이젠 공무원이 찾아가는 행정이 대세다. 행정의 80%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도 그런 뜻이다. 이런 추세는 공무원의 잠자는 서비스 욕구를 일깨워 시민을 섬기는 공직자로 변화시켰다. 바로 공복(公僕)정신이다. 행정이 현장에서 동떨어지면 죽은 행정이다. 몸이 비록 책상머리에 앉아 있더라도 가슴과 머리에는 늘 현장이 함께 있어야 한다. 공무원이 현장에 나왔을 때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불편을 느끼는 민원에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소통 구조가 형성될 수 있어야 한다.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떤 방법으로 도와주어야 할지 고민하는 자리가 되어야 마땅하다.

현장 행정이 단속 실적이나 올리고 현장에 다녀왔다는 복명서를 쓰기 위한 방편이면 안 된다. 시민의 생생한 여론을 현장에서 수렴하여 시책 수립에 반영하고 시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맺힌 곳을 풀어주는 역할이 되어야 한다. 수원시 공무원 숫자는 본청을 비롯해 4개 구청, 39개 동에 2천5백여 명에 이른다. 총예산규모는 1조7천억 원이며 재정자립도는 61.5%다.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수원’이 시가 내 세운 슬로건이다. 시민이 주인이자 시민이 행정의 중심이 되는 도시를 지향하는 인문학도시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염태영 시장과 2천5백여 공무원의 심장이 같이 뛰어야 한다. 공직자들은 단순한 직장동료가 아니라 진정한 참모이자 시정의 동반자이기에 그렇다. 시민의 접점(接點)인 통?반장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민과 관의 교량역할을 하는 현장 행정의 파수꾼이다. 최근 인터넷 등 다양한 정보채널이 발전하여 통·반장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중요하다. 향토애가 강해 지역사정과 현안을 꿰뚫고 있다. 주민자치를 이끌어가는 핵심역량으로서 자치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이들에게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교육기회를 제공하여 ‘지역사회 봉사리더’로 양성시켜가야 한다. 또한 1천4백여 명의 통장과 6천7백여 명의 반장들의 건의나 시민들의 의견을 여과 없이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듣고 해결책을 반드시 답해 줘야 한다. 국민행복시대다.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모든 ‘행정의 햇살’을 골고루 쬘 수 있게 하는 것이 공직자의 책무다.

피터 드러커는 ‘목표를 가진 사람이 갖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충실한 기본으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윗선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보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라는 목표를 가질 때 일의 효율성이 배가될 수 있다. 주어진 업무에 애착을 가지고 몰입하면 가시적인 성과물을 얻을 수 있다. 공직사회에 이러한 사례가 많은 것도 수원의 자랑이다. 수원시 부가세동아리 회원 김창범 외 21명이 큰일을 했다. 국세청을 상대로 세법공방을 벌이는 연구를 진행하여 6년 동안 시가 납부한 부가가치세 가운데 30억 원을 환급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공사과정의 투자분에 공제 가능한 부가가치세를 뒤지기 시작해 찾아낸 자료가 토대가 되었다. 공직자의 기본은 청빈이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장보웅 팀장은 공직자 부패 예방을 위한 ‘클린시티 수원지침서’를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 또한 다산을 사랑하는 수원시 공무원모임을 9명이 만들어 ‘대한민국 목민심서’를 출간했다. 이례적으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격려 편지를 보낼 정도였다. 이들 공무원들은 책 판매수익금 전액을 수원사랑장학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 이밖에도 많은 공직자들의 뛰어난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정부로부터 지역일자리목표 공시제 대상을 비롯하여 지방세평가 및 식품안전관리 최우수상 등 다양한 수상을 연이어 받은 수원시다. 수원시 발전은 ‘공무원에게 달렸다’는 의미는 그래서 남다르다. 공무원들이 저마다의 전문성을 뛰어 넘어 내공을 가진 장인정신을 발휘할 때 품격 높은 시책으로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보장할 수 있다.

자치단체마다 지역의 역사성과 환경이 다르다. 도시 고유의 문화적 특성을 공무원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는 사람중심의 행복하고 조화로운 수원을 만들 수 없다. 공무원들이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도시가 어느 방향으로 발전되어 가야 하는가, 이 도시가 가지고 있는 강점, 약점, 기회, 위기는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식이 중요하다. 도시는 예술?문화와 역사를 머금고 있을 때 그 가치가 빛난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도시-수원시 발전은 2만5천여 공무원에게 달렸음을 자각하고 항상 진실한 마음과 일관된 성실로 공직에 임해 줄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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