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교성곡 ‘수원 판타지아’가 탄생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문화의 전당 행복한 대극장과 28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수원시립합창단 창단 3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처음 연주됐다. 장엄한 팡파르와 함께 펼쳐진 ‘수원 판타지아’는 수원의 역사적 정서와 얼이 담긴 시(詩)가 합창단의 선율로 관객의 심금을 흔들어 놓았다. 판타지아(Fantasia)는 형식이나 상상력에 제한을 받지 않는 악곡이다. 자유로운 감성과 생각의 흐름에 따라 작곡된 낭만적인 환상곡(幻想曲)이다. 이탈리아어로는 판타지아, 영어로는 판타지(Fantasy)라고 부르는 교성곡이다. 수원문화재단이 지난해 8월 수원출신 작곡가 주용수 한국복지대학교 교수에게 위촉하여 6개월여 만에 만들어져 수부도시-수원의 또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주 교수는 ‘시민이 추억하고 도시가 기억할 ’환상의 선율‘을 많은 이들이 편안하게 듣고 수원을 널리 알리는 환상곡이 되길 바란다.’고 작곡자로서의 심경을 밝혔다.

수원시립합창단 민인기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수원시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수원시립교향악단과 함께 소프라노 이영숙과 테너 김세일이 전율과 감동의 첫 무대를 꾸몄다. 초연(初演)을 본 많은 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동덕여대 김영래 총장은 ‘수원 판타지아, 너무 환상적이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고, 성악가이자 전 수원여대 전애리 교수는 ‘가사가 친근히 들려서 너무 좋았습니다.’고 평했다. 이밖에 ‘선율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화사한 선율과 유려한 화성이 돋보인다. 행복감을 불어넣는 윤활유와 같은 매력이 있다. 수원에 대한 사랑이 흐른다.’는 칭송이 잇따랐다.

(전략)광교에서 불어와 푸른 옛 성 감아 도는 향긋한 꽃바람에 사랑이 일어(중략)정겹게 거닐던 서호 물가에 그대가 안아주는 다사로운 행복(중략)영롱히 빛나는 수원천에 행복이 흐르네(중략)거센 바람이 불어도 함께 살을 맞대고(중략)수원에서 긴 세월 엮어가리(중략) 수원이여 영원하여라.(후략)

수원의 정서와 역사가 서사적으로 흐르고, 시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세계로 나아 갈 문화와 예술을 창조하자는 염원이 음율 속에 스며들어 있다. 가사의 아름다움도 이뤄내며 감동을 담아냄으로써 예술성을 더욱 높인 환상곡이다.

인구 116만의 광역행정도시로 나아가는 수원은 예술의 도시로 발돋움했다. 창단 30년의 연륜을 가진 국내 최정상의 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이 있다. 올해 안에 전용연주공간인 ‘SK아트리움’도 갖춘다. 이제 도시의 격조를 높일 ‘수원 판타지아’도 만들어져 한 도시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수원에서 열리는 축제나 이벤트마다 연주되고, 시민들이 익숙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이어져야 한다. 예산을 들여 만들어만 놓고 악보로만 남아 있다면 안 될 일이다. 앞으로 시민들이 흔히 들을 수 있도록 수원문화재단은 CD와 DVD로 제작하여 적극적으로 보급시키는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좀처럼 가까워지기 어렵다고 느끼는 시민들에게 거리감을 좁혀주기 위해서도 그렇다. ‘수원 판타지아’를 듣는 행복과 감동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 현대인의 취향에 맞게 작곡된 두 명의 독창자와 합창, 관현악을 위한 ‘수원 판타지아’다. 시민 누구나 친근하고 쉽게 느껴지는 25분의 완성도 높은 환상곡이다.

잦은 공연으로 시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때, ‘수원 판타지아’는 살아난다. 공연은 음반보다 훨씬 더 생생하고 감동적인 음악을 펼쳐주기 때문이다. 시간예술인 음악은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 같지만 다른 어떤 예술보다 오랫동안 시민들의 의식 속에 살아남는다. ‘수원 판타지아’를 만든 사람은 분명 작곡가이지만, 그것을 느끼고 향유하는 주체는 바로 시민들이다. 인문학 도시-수원의 역사와 정서, 얼을 짙게 전해 주는 ‘수원 판타지아’가 나라 안팎에서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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