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시민들이 필요하거나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복지 서비스는 ‘건강관리 및 건강 증진 서비스’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건강 문제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생활권 내에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시민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건 의료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일은 중요하다. 시민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다양한 시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수부도시-수원에는 대형 대학병원이 두 곳에 있어 시민의 건강권을 지켜주고 있다. 올해 아주대병원이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권역외상(外傷)센터’ 설치지원기관으로 선정됐다. 중증(重症)외상환자의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책임지는 임무를 맡게 된다. 경기도는 광역단체 가운데 교통사고 발생률, 교통사고 사망률, 산업재해자수가 모두 전국1위다. 중증외상환자 발생비율도 2위일 정도로 높다. 이러한 이유에서 수원에도 아주대병원에 증증외상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센터가 마련 돼 다행이다.

아주대병원은 지난 2011년 1월 발생한 삼호 주얼리호 해적사건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성공적으로 치료하여 국내 중증외상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할 필요성을 부각시킨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그 이듬해 지역별 권역외상센터 설립 근거를 명시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개정안’ 이른바 ‘이국종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작년에 ‘권역외상센터’ 설치 지원사업이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중증환자의 예방 가능한 사망률이 35%에 이른다. 이를 선진국 수준인 20%미만으로 낮추고 1년365일 24시간 중증외상환자의 골든아워(Golden Hour)인 1시간 안에 전문 의료진의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아주대병원이 중증외상 특성화센터를 운영하며 전담의료진을 꾸준히 양성해 왔다. 이번 권역외상센터 지정은 외상환자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온 노력이 인정된 결과다. 아주대병원은 2010년부터 3년간 중증외상환자 2,415명을 치료했다. 지난 한 해에만 중증환자 73명을 아주대병원 의료진이 직접 헬기에 탑승하여 응급치료를 실시했다. 앞으로 아주대병원은 시설과 장비 등 인프라 확보에 필요한 자본금 80억 원과 인력확보, 이송체계 구축, 홍보, 교육에 필요한 운영비 7억2천만 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는 아주대병원은 2011년6월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의 인증을 받았다.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인정받은 것이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퇴원할 때 까지 치료의 전 과정에 걸쳐 모두 1,222개 항목에 대한 세밀한 평가 결과다. 의료서비스에서 세계적 표준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증거다.

오늘날 도시들은 저마다 ‘살기 좋은 도시’를 지향한다. 그렇다면 살기 좋은 도시는 어떤 도시일까. 범죄율, 대기오염, 교육환경, 대중교통의 질, 주거환경, 문화여가시설 등이 어떠한가를 꼽을 수 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되는 요즘에는 보건의료시설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냐가 중요하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을 돌보고 나아가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책이 무엇보다 우선이기에 그렇다. 지자체마다 건강 취약 계층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걸어서 10분 거리에 보건소를 통해 생활권 내 필수 의료서비스를 확충한다. 분초(分秒)를 다투는 중증외상환자는 전문 의료진이 없으면 안심할 수 없다. 서울대병원을 유치하려던 인근 오산시의 경우, 대학병원이 없어 시민들이 먼 거리를 오가는 불편을 겪고 있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도 이번 ‘권역외상센터’가 아주대병원에 설치된 것은 수원시민의 건강권 보호 차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헬기의 프로펠러 소리가 오늘도 아주대병원 상공에 울려 퍼진다.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아워를 지키기 위해 중증외상팀이 사고현장에서 헬기를 이용해 환자를 이송하기 때문이다. ‘권역외상센터’가 신속한 환자 이송과 치료를 통해 지역 주민의 건강을 수호함은 물론 국내외 의료계를 선도하는 병원으로 더욱 발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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