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합창은 참으로 아름다운 가치를 지니는 장르다. 악기 중 최고의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다. 그 목소리로 엮어가는 합창은 언제 들어도 최고의 합창이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 한평생 완벽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삶 속에서 늘 노래를 흥얼거린다. 음악적 재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노래다. 음악만큼 우리와 친숙한 예술이 없다.

한 도시의 음악적 수준을 가늠할 때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역량이 커다란 역할을 한다. 인문학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수원은 국내 최고의 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을 두고 있다. 창단30주년을 지난 해 맞이한 시향에 이어 올해 합창단이 30년을 맞이했다. 자축기념으로 ‘우정의 하모니, 수원을 노래하다’라는 슬로건으로 ‘2013수원합창페스티벌’을 펼친다.

오는 30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9월14일 특별히 구성된 시민합창단을 포함하여 약 1천여 명의 대규모 연합합창단의 폐막공연까지 장장 16일간 합창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대공연이다. 여름내 무더위도 서서히 물러가며 삽상한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 시민들이 합창을 즐기기에 딱 좋은 무대다. 수원은 합창의 도시라 할 정도로 많은 합창단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합창축제에 마흔두 팀의 아마추어 합창단이 대거 참여한다. 인근 도시인 안양, 안산, 고양, 인천시립합창단도 우정의 하모니를 나눈다. 특별히 이들 ‘한국합창 빅(Big)5공연’은 수원을 주제로 한 시를 작곡하여 부른다. 페스티벌의 의미와 감성을 더한다. 깊이 있는 콘서트다. 합창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카펠라, 가수 소향과 바리톤 김동규의 축하무대 등 프로그램이 매우 다양하다. 30회 이상의 공연, 2천여명의 음악인들이 무대에 오르는 환희와 열정이 넘치는 신명나는 합창축제다. 청소년부터 실버합창단에 이르기까지 합창음악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해 가는 사람들의 축제다. 그야말로 합창에 흠뻑 빠질 행복한 음악 파티다.

공연 관객을 위해 공연장소나 시간대도 고정하지 않고 변화 있게 짜여졌다. 수원 전역 곳곳에서 12시30분에 만나는 ‘런치 콘서트’도 펼쳐진다. 마침 9월 한 달 동안 행궁동 일원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교통축제인 ‘생태교통 수원2013’과도 연계하여 합창의 아름다운 하모니로 환희를 느끼게 한다. 수부도시-수원은 예술문화도시다.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은 꿈이 있는 시민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 할 수 있는 합창축제를 만들기 위해 개⦁폐막공연 등 대부분의 합창페스티벌이 무료다. 적절한 배려다. 합창은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커다란 울림이 있다. 풍요로운 인간성이 흐르는 사회로 변화 시켜 줄 수 있다. 수원시립합창단이 30년간 보여준 그 음악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방대한 레퍼토리와 예술의 아름다움을 보여 온 시립합창단의 공연은 오랫동안 시민들의 가슴에 남는다. 합창지휘를 전공한 음악박사 민인기 상임지휘자는 그의 음악에 빨려들어 관객들마저도 그 속으로 들어오라고 강력한 자력으로 늘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공연은 음반보다 훨씬 더 생생하고 감동적인 음악을 펼쳐준다. 시간예술인 합창은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 같지만 다른 어떤 예술보다 오랫동안 시민들의 의식 속에 살아남는다.

30년간 수원시립합창단의 행보는 이렇듯 창의적으로 열정과 노력이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 창단 이래 1천회의 나라안팎 연주회를 통해 ‘세계 정상의 하모니 그리고 최고의 합창음악’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런 세평(世評)이 바탕이 되어 16일간에 걸쳐 ‘수원합창페스티벌’을 개최할 동력을 얻었다고 믿어진다. 최고의 하모니를 선물한 합창제다. 감동이 크면 클수록 합창의 감동을 그대로 삭이지 못한다. 훌륭하고 감동을 주는 합창단에 커튼콜(curtain call)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야 할 듯싶다. 합창페스티벌에 가장 큰 힘을 돋우어주는 이는 시민관객이다. 음악을 들으러 공연장을 찾는 것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 중 하나인 까닭은 그것이 새로운 세상으로의 여행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 흠뻑 빠지는 일은 어떤 즐거운 일보다 흥분되고 감동적이다. 음악은 역시 많이 들어야 친숙해진다. 가을이 찾아오는 길목에 펼쳐지는 합창페스티벌이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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