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일이 끝났을 때 일꾼을 평가할 수 있다.’는 서양속담이 있다. 5일간 개최된 제50회 수원화성문화제 종합평가보고회가 월초에 열렸다. ‘화성, 꿈을 펼치다-시민과 함께한 소통의 울림 50년’ 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행사 전반에 대한 자체평가와 종합평가단에 의해 날카롭고 정밀하게 평가와 처방이 내려졌다. 축제기간 동안 전문평가단과 시민평가단에 의해 실시간으로 방문객 만족도 조사도 이뤄져 결과가 나왔다. 철저하게 피드백(feedback)을 해 향후 50년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객관적이고 입체적으로 시민 눈높이도 맞추고 전문가들의 관점(觀點)도 보여주는 평가방식을 통하여 축제의 질을 높이려는 문화재단의 의도가 좋다.

사물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위해서는 단점을 지적하기 전에 장점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유익하고도 필수적이라는 격언이 있다. 반세기를 맞은 축제답게 석류처럼 속이 꽉 찬 프로그램이 많았다. 또한 새로 선 보인 프로그램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우수축제가 아닌가.

문화제는 무대안팎에서 공연예술만 보여주는 게 아니다. 이끼 낀 수원의 창연한 문화를 보여주는 축제다. 정조와 화성이라는 역사를 콘셉트(concept)로 하는 축제다. 많은 방문객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한마당 큰잔치다. 화성행궁에 홍살문을 활용한 주(主)무대가 개막연을 비롯한, 예술축전 등 축제기간 내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축제분위기를 살리는데 제대로 한 몫을 한 특설무대였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펼친 총체공연이라 불리는 무예종합예술공연은 , 배경이 된 창룡문과 화성과 썩 잘 어울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성급히 다음날 공연을 취소한 일이다. 우중전(雨中戰)을 치루는 스포츠와는 다르지만 예술공연도 관객과의 약속이니 만큼 강행하는 것도 문화제 이미지에 좋을 듯싶다. 총체공연은 별도로 유료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도 손색이 없는 반세기 문화제의 수확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관람석 배치나 무용 등 디테일한 부문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정조대왕 능행차는 문화제의 꽃이다. 문무백관이 임금을 맞아 함께 도보로 행궁까지 걸어가는 행차다. 도로 양쪽에 동별로 배치된 시민들에게 달려가는 의상을 입은 문무백관의 모습은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축제의 핵심 행차인 만큼 질서 있게 행렬을 이어가야 마땅하다. 능행차에 이어 진행 된 시민퍼레이드는 올해는 짜임새 있고 수준이 높았다는 평가다.

예술가의 평가기준은 그의 의욕이 아니라 작품이다. 프로와 아마가 혼재되어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출연팀이 생길 수 있어 이에 대한 보완책도 뒤따라야 한다. 분명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개성 있는 축제로 성큼 성장한 문화제다.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의 산물이다. 자기를 가장 높이 평가해주는 사람을 거절할 미덕을 갖춘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다.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늦은 밤까지 주무대인 화성행궁 광장 주변, 수원천, 통닭거리 등을 연계한 야간프로그램을 만들어 수원을 찾은 방문객이나 시민들이 즐길수 있는 야간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평가단원들의 지적이 많다. 마침 행궁동에서 한달 간 생태교통축제가 열려 문화제에 관광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모처럼 수원천에서 벌어진 등(燈)불축제는 방문객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야, 장관(壯觀)이구나’하고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규모를 키워야 관광효과도 증대될 듯하다.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랄 정도로 자그마치 2천4백여 개의 축제가 있다. 올해 정부가 공식 지정한 문화관광축제는 모두 42개뿐이다. 수원화성문화제도 여기에 포함된 축제다. 방문객 점유비를 보면 외지방문객 45.8%, 시민이 54.2%를 차지한다. 문화제 정보는 입소문과 홍보물을 통해 정보를 획득한 방문객이 62%였다. 문화제 행사장 접근성, 안내시설과 팸플릿, 행사프로그램, 안내요원, 주차시설 등에 걸친 만족도조사 보고에서 방문객의 만족도가 높았다. 슬로건처럼 ‘시민과 함께한 소통의 울림 50년-수원화성문화제’였음을 여실히 보여준 평가보고회였다. 방문객만족도 조사보고서, 자체평가 및 시민과 전문평가단의 종합평가보고서, 행사사진을 담은 평가서 등 세 권의 두툼한 평가보고서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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