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능 듣기평가가 진행동안 비행기의 이륙과 착륙도 금지되었다. 오토바이에 매달려 시험시간에 맞춰 달려가는 모습은 공공7 작전을 방물케 한다. 온통, 고3의 자녀로 인하여 가족과 심지어는 친척 조차도 긴장속에서 숨을 죽인다. 말 조차 쉽게 건너기가 힘들 정도로 극도로 예민해 있다. 수능이 끝나면 수험생은 이제 해방감에서 완전하게 마음이 풀린다. 한국사회에서의 대학을 가기위한 수능시험은 출세가도의 첫 관문이고 신분상승을 위한 첫 번째의 도전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교육학자는 물론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말하지만 수능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그 결과를 포함하여 맥을 못춘다.

한국교육의 현실을 한탄해도 개선의 여지는 없다. 이제 고3은 그 간의 초중고의 농사의 결실은 수능으로 나타난다. 이미 상당수의 학생들은  수시전형으로 합격의 영광을 안았고 앞으로도 이어지는 수시와 정시의  대학입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제는 이미 대학을 합격했거나 수능과 관계없는 고3학생들의 앞으로의 교육과정 정상화라는 측면에서의 문제이다. 그들은 졸업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운전 면허를 비롯하여 각종의 시간제 아르바이트에 관심을 둔다. 등교시간을 지킬 리 없다. 책가방은 이미 비운지 오래다. 당해 교육청은 수능 이후에도 4교시의 단축수업은 물론 예체능계열 지망생의 편법 조퇴를 허용안 하겠다고 강력한 지시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3교실은 혼란속에 이미 교과서와 참고서는 이미 폐기처분했고 특히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정상적으로 입시를 준비를 할 수 없는 교실환경이며 분위기이다. 때론 이들을 별도로 수용하여 수업을 하기도 한다. 유휴시설과 지도해야할 교사가 문제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고3 기말고사도 앞당기고 보통 3-4일에 치르는 정기고사를 1주일을 끌면서 시험준비기간을 주지만 학생들의 학습욕구가 떠난 이상 되돌아오기란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조차도 등교시키는 학교를 이해 못한다.

졸업을 준비하는 학교로서는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담임선생님 뿐만 아니라 교과 선생님은 시간 때우기가 한마디로 고통자체이다. 영화를 보여주고 체육활동을 한다해도 한계가 있다. 교양강좌를 준비하여 유명강사를 초청하여도 듣지 않는다. 초청받은 강사님께 너무 미안할 뿐이다. 그런가 하면 툭하면 교장실로 걸려오는 예체능계 학생들의 조퇴나 학교 등교없이 학원으로 가도록 해달라는 항의는 어떠한 구실로도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어 오전9시가 되어 이미 미술,음악 등 실기연습을 시작하는 학생도 학원에는 수두룩하다. 교육과정의 정상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더더욱 어려운 것은 학부모에 따라서는 우리 아이의  대학합격을 책임질거냐고 거칠게 항의를 하기도 한다.  

말로 설명이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해마다 거듭되는 일인데 행정당국은 이렇다 할 대책하나 내놓지 못하니 참으로 교육이 한심하다. 대책없는 당해교육청의 지시와 규정을 어겼을때의 각종의 징계 운운은 참으로 학교를 힘들게 한다. 학생을 학교에 잡아만 놓았다고 사고가 없어지고 예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행정지시만으로 교육이 바로 서겠는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속시원한 입시정책은 한 번도 없었다. 적당한 구실과 변명으로 당위성을 세우려고 애썼다.  이래 가지고 어떻게 교육강국이 되겠는가? 열악한 교실환경으로는 예체능 지원학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가 없다. 아직도 환경과 여건은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 대학진학을 하도록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  사교육을 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성이다. 그러면서 공교육 살리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입시정책이 일선학교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대학에 자율권은 준다고 하면서 실상은 대학에 끌려가는 듯한 정부의 교육정책이 황폐화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라도 대학의 입시일정 조정과 수능일정의 조정, 그리고 특히나 중등학교의 학사일정을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전반적인 검토가 있어야한다. 폐쇄적이고 편협한 사고로는 엄두를 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겨울방학이 끝난 후에도  수업일수 때문에 학교에 다시 나와야 하는 고3학생들의 고충과 일선학교의 애로는 그간 수년간 반복된 악습중의  악습이다. 오죽하면 2월은 썩을 달이라는 말까지 생겼는가?  관련 당국은 명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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