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갑오년 청마(靑馬)의 해가 밝은 지도 한 주가 지났다. 들판을 질주하는 힘찬 말처럼 진취적이며 역동적인 한 해가 되길 120만 시민 모두가 소망하고 다짐했을 거다. 새해는 누구에게나 새뜻해야 한다. 올 한해도 할 일이 많고 무거울 듯하다. 앞에 놓인 장애물을 말처럼 두려워말고 과감하게 뛰어넘는 슬기를 제 각기 발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 새해에는 멀리서 찾지 말고 자신들의 내면에서 발견하려 노력해야 한다. 모든 오해와 마찰은 나로부터 말미하기에 그렇다. 내가 씨앗을 뿌리고 내가 자라게 한 결과다. 미래는 긍정과 희망으로 씨앗을 뿌린 사람만이 기대할 수 있다.

지난 해 지상(紙上)을 통해 알듯이 행정과 언론이 마찰을 빚어 주변을 불편하게 한 사례가 있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22일 동안 진행되던 철도노조파업도 멈췄듯이 어떤 형태이던 간에 한 지역 안에서 행정과 언론, 시민단체간의 마찰과 갈등은 해소돼야한다. 해가 바뀌어도 우리 주변은 뭐하나 녹록하지 않다. 오랜 기간 침체의 늪을 헤어나지 못한 경제, 정치, 국제 정세 역시 그렇다. 사회 양극화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성숙한 시민이 좋은 행정을 만든다.’는 생각아래 시민의 거버넌스(governance) 참여능력을 강조하는 것도 그 이유다. 좋은 행정은 관과 민이 더불어 할 때 보다 더 가능해진다. 행정은 정책의 형성과 집행을 위해 공공자원을 조직화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아닌가. 행정은 시민을 위한 자치단체의 제반 활동으로 그 출발점은 시민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다.

행정은 사회적 진공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거버넌스라는 행정의 대안적 개념이 논의의 중심이 되는 이유다. 행정의 수행주체가 갈등 중재자나 정책네트워크 형성자로 탈바꿈 돼야한다는 등 변화를 희망하는 많은 메시지들이 있다. 거버넌스 행정의 효율성이 십분 발휘되고 있다. 행정은 시민 상호간에 마찰이나 대립이 발생할 때 잘잘못을 헤아려 주는 심판자이며 중재자가 아닌가. 물론 자치단체가 종래와 같이 시민단체를 일방적으로 지도, 조정, 통제하긴 어렵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다양한 사회단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책을 협력, 연합,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처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진다.

언론은 ‘하나의 기사, 하나의 글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 하지만 언론은 부정적 측면도 있지만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고 지역문화 창달에 앞장선다. 지방의원은 물론 자치단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경제가 위축될 때에는 활로를 모색하고, 지역 중소기업들이 힘에 부칠 때에는 시민들과 함께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용기를 북돋운다. 지방신문은 외롭다. 갈수록 권력기관화하고 있는 중앙일간지의 사정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역신문이 중앙일간지에 잠식되어 버린다면 지역의 여론이 정책결정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지방신문은 지역 시민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행정과 언론 관계가 악어와 악어새 같은 존재일수도 있다. 지방자치가 잘 되려면 지방언론이 잘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방신문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져 힘이 부친다. 지방언론이 약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자치단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다고 행정과 언론이 유착하거나 서로의 이익을 위해 담합하라는 주문은 아니다. 지방일간지는 중앙일간지보다 지역에 더 밀착함으로써 시민의 욕구와 의사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언론은 행정의 감시자, 비판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화, 분권화시대에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 시민에게 이로운 일이 무엇이고 해로운 일이 무엇인지 옥석을 가려서 지역을 풍요롭게 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서로 협력 체제를 갖춰야 한다. 사회의 목탁이요 공익기관인 언론이 행정과 대립각을 세워 긴장관계를 이어가는 것 역시,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치시대, 지역언론의 역할과 책무 또한 날로 제고(提高)되고 있다. 시민과 호흡을 같이 하는 실익적인 지역 대변자 구실을 견인하지 못하면 설 자리가 없다. 서로 강경으로 치달아 보았자 득보다 실이 크다. 행정과 언론 마찰, 조속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지역발전에 힘을 모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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