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내일은 경칩이다. 어김없이 봄은 오고, 어김없이 꽃은 피어난다. 움츠렸던 몸과 마음, 이제 기지개를 크게 펼쳐보자. 수원예술계에도 봄을 입히자. 시민들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가락이 되자. 수원의 또 하나의 색다른 예술과 문화의 공간, ‘수원SK아트리움’이 내일 개관식에 이어 한 달 내내 다채로운 기념 공연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수원시향, 피아니스트 손열음, KBS교향악단 클래식 향연에 이어 연극, 뮤지컬, 국악, 무용 등 고전과 현대에 이르는 예술 전 장르가 시민의 마음을 행복의 세계로 이끈다. 그야말로 개관기념 페스티벌이 푸짐하다. 예술이 시민사회 각 분야에 녹아들어 다양하게 숨 쉬는 계기가 돼야 한다. 관객이 예술을 만든다. 마치 축구와 야구를 즐길 줄 아는 고객들이 스포츠 시장을 키우듯이 말이다. 예술은 항상 초월을 꿈꾼다. 세속을 초월하는 성스러움, 현실의 질곡(桎梏)을 깨려는 혁명, 새로운 사조를 만들기 위한 창조의 몸부림은 예술의 영원한 테마다. 예술은 소통을 꿈꾼다. 예술 활동이 사회를 이끌어 간다. 사회에 활력을 가져오고, 이미지를 만들고, 부드럽게 소통한다. 예술을 잘 이해하려는 관객을 만날 때 예술인들은 한없는 기쁨을 느낀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는 막대한 예산을 들어 경기장 시설을 건립하지만, 가장 심혈을 기우리는 것이 개막식 프로그램이다. 무엇을 보여줄까 고심하면서 개막공연에 온 힘을 쏟는다. 얼마 전에 끝난 소치겨울올림픽도 그렇다. 그만큼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이 된다. 차이코프스키 작품 백조의 호수, 러시아의 대표적 문호 톨스토이와 푸시킨 시인의 작품이 모티브(motive)가 되어 감동을 안겨줬다. 결국 예술을 통해 그 나라 그 도시를 세계에 부각시키려고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술은 이처럼 시간을 재구성한다. 과거를 재구성하거나 궁금한 미래를 예단하는 데도 예술적 표현이 적절하게 활용된다. 예술은 인간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시간 축을 연결하는 무지개다리이기도 하다. 금메달을 빼앗겼다고 세계가 울분한 김연아 피겨스케이팅도 예술점수가 메달 색깔을 결정지었다. 요즘 정치인들도 출판기념회를 북 콘서트(book concert)라는 형식을 취해 유권자들의 예술 감성을 깨워 표심을 자극한다. 예술은 인간의 본능이기에 그렇다.

“이야, 이거 진짜 예술이네요. 대단한데요.” 우리는 일상적으로 대단히 멋지거나 수준이 고도로 높거나 세련된 것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예술이다.~~!’라는 감탄사를 내뱉는다. 빙판 위를 누비는 김연아 선수의 몸놀림을 보며 모두 환호하면서 그랬다. 음식상에 놓인 진수성찬을 보면서도 ‘정말 예술이다.’ 라고 황홀한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이런 경험을 통해 예술이 의외로 우리와 가깝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물론 예술은 단순한 감탄사는 아니다.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프로페셔널 예술인에게는 호된 수련의 세월이 있었다. 숱한 실패와 좌절도 맛본다.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창조의 충동을 부추겨야 한다. 생존을 위해 창조하고, 생존을 통해 창조의 기반을 닦는다.

예술은 표현활동이다. 창조적 자기표현이기에 오랜 시간동안 사랑을 받는다. 관객들은 아름다운 예술을 보고 즐거운 감정을 느낀다. 이젠 혁신과 창조를 원한다면 누구라도 예술을 알아야 한다. 단순한 감상을 넘어 과거에는 소수만이 예술적 창조의 기쁨을 누렸다. 시대는 달라졌다. 기술 발전이 예술을 만인의 것으로 만들었다. 예술은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각 영역에서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융합시대, 예술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모든 분야에 예술이 접착되는 시대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유통되는 예술이 보다 ‘맑고 밝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에너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예술은 사회의 여러 측면에 더해져서 새로운 틀로 바꾸어 가는 데 기여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 속에서 예술과 문화를 빼고는 무엇 하나 말하기가 쉽지 않다. 예술문화의 가치는 시대가치다. “예술은 그것이 존재하는 것, 그 자체에 가치가 있다.” 러스킨의 말이다. 예술은 예술로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크다는 뜻이다. 수원SK아트리움 개관기념 페스티벌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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