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모든 학교가 입학식을 했다.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 새 교실, 새로운 담임선생님과의 만남이 어색하기만 하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사전에 유치원이나 유아원이라는 과정을 대부분 겪지만 또 다른 환경적응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초등학교를 비롯하여 중고등학교의 경우 폭력이 있어 은근히 부담된다. 선생님은 잘 만났나? 급우들 중 이른바 폭력학생은 없나? 힘으로 휘두르는 환경은 아닌가? 학부모님은 은근히 걱정된다.

그중에 제일 어려운 일은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다. 그저 학교만 아무 소리 안 하고 잘 가도 다행인데 현실은 첫날 삐끗하면 다음날부터 학교 가기 싫어한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초등학교일수록 더하다. 그만큼 담임선생님의 첫 만남 즉 인상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편안하고 아늑한 말씨는 물론,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각별하게 신경 써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심하면 화장실 가는 것도 몰라 실례를 범하기도 한다. 어찌 난처한 일들이 한둘이겠는가? 그래도 때론 엄마같이 아주 자상하고 따뜻하게 보살펴야 하는 것이 선생님의 일이다.

첫 등교 후 집에 와서 학교생활을 자랑하고 학교 가는 것이 자랑스럽고 기분 좋아야 한다. 사람들의 관계는 첫 만남이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는가? 아마도 초등학교의 경우 거의 1주일 이상은 엄마가 함께 아이들과 학교에 간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는 어떻겠는가? 직장에서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자상한 선생님은 일일이 부모님께 안심되도록 세심하게 아이들의 활동을 알려주고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 신경질 내거나 화를 내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아주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는 기분이 들도록 잘해 주어야 한다. 부모님은 지나치게 우리 아이에 대해 신경 쓰는 것은 피해야 한다. 준비물이나 과제 등등 다해주면 아이들은 자립적인 능력이 생기지 않는다. 독립심을 갖고 문제해결능력을 갖추도록 잘 안내해주어야 한다.

군기를 잡거나 규율을 잡는다는 맘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여 교실이 경직되면 온종일 교실은 심각한 분위기가 된다.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게 된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필요한 것이다. 경직된 교실분위기는 오래 못 가 아이들은 담임과 맞지 않는다고 반을 바꾸어 달라고 아우성친다. 또는 담임을 바꾸어달라고 한다. 참으로 곤란한 일이다. 더 나아가 최악의 경우 전학을 희망하거나 자퇴까지 이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학급 분위기는 어찌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담임 입장에서도 1년 농사의 설계가 물거품이 된다.

너무 집에서 귀하게만 키우고 심한 경우 청소 한 번 안 시키는 부모의 잘못이 훨씬 크다. 자기가 자고 난 이부자리 한번 정리 안 하는 아이들이 개인비품이나 소지품, 공공용품을 잘 정리할 리 없다. 모두가 한번 심각하게 반성해 볼 문제이다. 교과교육보다 생활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어렵지만 습관적으로 저학년은 일찍 재우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기분 나빠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웃는 낯으로 대해야 한다. 선생님의 얼굴이 곧 아이들의 표정이며 모습이다. 선생님의 걸음걸이까지 닮는다고 하지 않는가? 인성이 제대로 된 선생님, 인간미가 있는 선생님이 우리 교단에는 필요하다. 전날 집에서 기분이 좀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아이들 앞에서는 티를 내지 말아야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는 아이들의 모습이 심각해질 수 있다. 학부모는 들뜬 나머지 필요 이상으로 학교에 전화한다거나 부탁을 한다거나 학교를 방문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먼발치에서 학교 가는 우리 아이의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기도해야 한다. 우리 아이만 잘 봐주면 상대적으로 사랑과 관심에서 멀어지는 아이가 꼭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것이 반복되면 사랑의 굶주림 즉 비정상적인 아이가 반드시 생기게 된다.

우리는 특히 '나'라는 자아가 강해 우리 아이에게 잘해주면 안심한다. 그러나 또 다른 죄악임을 명심해야 한다. 편애하지 않는 것 특히 학기 초에 우리 선생님들이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잘 갖도록 해주는 것이 우리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해야 할 역할이다. 때론 평범한 것이 좋을 수가 있다. 요란한 학부모님, 그리고 요란한 선생님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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