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회장
만물이 생동하는 봄에 맞춰 지난 달 6일 문을 연 수원의 새로운 공연예술공간 ‘수원SK아트리움’ 개관을 기념하기 위한 매머드 예술페스티벌이 5주간의 대장정(大長征)을 끝냈다.  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한 이흥렬 작곡 수원의 노래로 시작된 첫 공연에 이어 젊은 거장 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 국내 최정상 KBS교향악단, 시립합창단, 국립합창단, 대전시립합창단, 수원음악협회 등이 출연한 클래식 뮤직이 첫 주를 장식했다. 현란한 테크닉과 아름다움, 풍부한 레퍼토리로 연일 시민관객들을 심연(深淵)에 빠져들게 하였다. 좋은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진정 매력적인 일이다.

이어 세계시단(詩壇)에서 중요한 시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은 시인의 ‘시와 음악’이 어우러진 콘서트, 추억의 영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라이브 연주와 함께 듣는 OST음악,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귀에 친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만나는 KBS 성우극회, 아마추어 음악동아리 등 퓨전(Fusion) 콘서트가 질펀하게 울려 퍼졌다.

김유정 단편 ‘봄봄’를 오페라로 재탄생시킨 수원오페라단, 역사적 사실에 무협의 환타지를  입힌 환타지 연극, 뮤지컬 디바 최정원과 함께한 뮤지컬 갈라 콘서트, 역사의 속설을 드러낸 한 여인의 기록 국립극단의 혜경궁 홍씨 등 연극과 뮤지컬이 예술적 장르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무대를 장식했다. 또한 스토리텔링 퍼포먼스 예기보존회의 춤의 칼, 댄스 페스티벌, 춤으로 가장 주목 받는 국립현대무용단 등 무용과 무술이 당당하고 활기차고 열정적인 모습을 꽃처럼 활짝 피웠다. 이어서 전통연극이자 음악이고 문학인 판소리 음악극, 국악의 성지 고창 국악예술단의 광대열전, ‘수원아리랑’을 초연한 수원국악협회의 축만제 등 국악공연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세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시민관객을 가히 들썩이게 했다. 5주간의 공연물은 장르를 다변화한 시도가 적중했다.

이렇듯 수원시가 주최하고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한 무게감 넘치는 그야말로 질펀하고 푸짐한 공연예술의 백미(白眉)였다. 5주간 공연을 이어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문학을 지향하는 수부도시-수원엔 5주간 예술문화가 넘쳤다. 950석의 대공연장과 300석의 소공연장으로 나누어 개최된 다기다양(多技多樣)한 공연은 시민관객과 적극 소통하고, 시민의 일원으로서 ‘예술의 도시-수원의 자긍심’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이 예술문화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늘 ‘살아 있는 무대’로 이어가느냐가 관건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펼쳐진 5주간의 공연을 피드백(Feed Back)하여 ‘무엇이 잘 되었고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정확히 분석 평가해야 한다. 경험이 거듭될수록 공연환경을 제어하는 무대기술이 발전한다. 뜨겁게 환호하는 시민관객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무대에 서고픈 예술지망생들에게는 찬란한 내일을 꿈꾸게 하고, 무대 위에서 열정을 쏟아내는 예술가들에게는 감동의 역사와 함께 계속 즐거움을 안겨주길 기대한다. 수준 높은 공연은 예술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를 한꺼번에 폭발시킨다.

수원SK아트리움이 수원 예술문화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선구자적 역할을 하길 바란다. 이미 문은 열었다. 앞으로도 SK아트리움은 ‘수원 르네상스의 길잡이’가 된다는 자부심을 갖고 그 역사적 사명에 의해 나아가야 한다. 최초와 최고가 만나면 감동과 혜택도 올라간다. 기업이 350억 원을 투입하여 대형공연장을 지어 수원시에 기부체납 한 것이 최초요, 그걸 인수한 수원시가 장장 5주간 공연을 펼친 것은 최고의 기록이다. 서울을 비롯해 멀리 고창에서, 대전에서도 왔다. 예술이 주는 감동은 누구에게나 이뤄질 수 있다. 어떤 나라, 어떤 도시든 경쟁력의 기반은 예술과 문화에 있다. 3년 전 문화재단 출범이후 최근 광교박물관과 대추골도서관 개관, 화성행궁 광장 옆에 짓고 있는 시립미술관, 한 주일 후에 문을 열 ‘문학인의 집’ 등은 도시경쟁력을 갖춰가는 일단의 예술문화인프라다. 반겨야할 일이다. 시민 모두가 오감(五感)을 열어야 예술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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