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30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국회의원 15명을 선출하는 이번 재보선는 ‘미니 총선’으로 불릴 정도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은 국회과반의석의 확보와 저지를 놓고 여야간의 치열한 선거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듯이 공간적으로 지역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정치의 쟁점들이 크게 부각되는 상황이다.

민주화이후 투표참여의 지속적인 감소 문제는 한국의 민주주의 공고화문제와 관련하여 오늘날 큰 화두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국적인 차원에서 실시되는 선거와 비교하여 20~30%대의 재보궐선거의 낮은 투표율은 정치적 대표성 문제와 관련하여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동안 낮은 투표율을 제고하는 대표적인 제도적인 방안으로 사전투표제와 근로자의 투표시간 법적보장이 채택되었다.

선거일인 7월 30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는 7월25일과 26일에 별도의 신고 없이도 재보선 실시 지역의 읍·면사무소나 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 가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할 수 있다.

7월 30일 선거일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할 수 있다.

또한 근로자가 사전투표기간과 선거일에 모두 근무하는 경우, 투표에 필요한 시간을 고용주에게 청구할 수 있고 고용주는 근로자의 투표시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만약 이를 거부하면 고용주에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투표율을 제고할 수 있는 이러한 제도적인 방안도 중요하지만, 정치참여 자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개인적 차원의 정치참여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그 제도는 무용지물이다.

프랑스 사회에 ‘분노 신드룸’을 일으키고 있는 전직 레지탕스 투사인 93세 노인인 스테판 에셀은 프랑스 젊은이들에게 민주주의 토대가 무너지는 작금 현실에‘분노하라!’고 일갈한다.

그의 <분노하라>는 책에서 “무관심이야 말고 가장 최악의 태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참여의 방법 중 가장 간단한 것이 ‘투표’라고 말하며 자기 뜻에 맞는 정당에 투표를 통해 지지를 표명해야 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기권하지 말고 꼭 투표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정치참여의 여러 형태 중 가장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것이 투표참여로서 정치체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정치과정에 국민의사를 반영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거시경제학 대가 밀턴 프리드만이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라고 지적하였듯이 민주주의에도 공짜 점심은 없다.

주인(Principal)인 국민이 투표하지 않은 무관심은 정치인으로 대표되는 대리인(Agent)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가져오고 부정부패에 이르게 하는 비용이다. 공짜점심의 대가이다.

민주주의에서는 주권자인 국민들의 집합적 선호와 정치적 결단이 투표로 대표되는‘선거’를 통해서 확인되어야 한다. 그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에야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인 것이다.

이렇듯 민주주의 든든한 버팀목은 ‘투표참여!’에서부터 시작한다.

조선후기의 사상가이자 과학자인 최한기는 天下憂樂再選擧(세상의 근심과 즐거움은 선거에 달려 있다)라고 했다.

선거과정은 이렇듯 유권자의 희노애락이 녹아 투표로 대변되는 민주주의 과정으로 해소되는 용광로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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