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매년 세계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민주주의 상태를 조사하여 작성하여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국가로 분류되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 나아가 작년에는 세계 민주주의 발전을 이끌 국제기구(A-WEB) 초대 의장국 되었으며 최근 선거한류(K-democracy)로 대표되듯이 후발민주국가의 모범적인 롤 모델(Role model)되고 있다.

이렇듯 형식적·절차적 민주주의 수준은 높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질적 민주주의 또는 생활 민주주의로 정착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회구성원간 신뢰를 가늠할 수 있는 한국의 사회자본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나라 중 29위로 나타나 최하위권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특히 가족, 친구 등을 통한 사적 결속(Bonding)과 관련된 사회자본 형성에 비해 정치적 행위 등 공적인 연계(Linking) 사회자본 형성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사된다고 밝혔다.   

한국의 사회갈등지수 또한 매우 높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갈등 지수는 0.71로 OECD회원국 가운데 터키(1.2), 폴란드(0.76), 슬로바키아(0.72)에 이어 4번째로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회갈등에 따른 경제적 비용만 연간 82조원에서 최대 246조원으로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인당 830만원 가량이 사회적 갈등으로 지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결과는 선거과정등 법·제도 측면은 높은 수준이나 정치 참여와 정치 문화등 민주주의 질을 나타내는 정치적 시민의식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질 높은 민주주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생활주변에서부터 민주주의가 내면화·습속화되고 민주적 가치관의 확립이 필요하다.   

이러한 계기가 바로 사상 처음으로 내년 3월 11일에 전국 동시로 치러지는 제1회 전국 동시조합장선거이다. 생활속에서의 민주주의를 꽃 피울 수 있는 중요한 선거이다. 즉 질 높은 민주주의로의 주춧돌을 놓는 정초선거(foundation election)로 볼 수 있다.

공공조합은 조합원의 자조적인 조직을 바탕으로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국가와 국민의 개개인의 발전을 위해 존재한다. 이처럼 사익성과 함께 공공성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공조합의 장을 선출하는 과정은 사회적 갈등을 민주적으로 해결하고 시민의식 함양과 민주역량 강화를 위한 좋은 공간이다.

1,341곳의 농·수·축협, 산림조합에서 후보자수 4,000여명이 출마하여 전국 1,865개 투표소에서 조합원 유권자인 300여만명이 선거에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특히 다른 전국단위 선거가 내년에 없어 국민의 관심이 조합장 선거에 집중 될 수 밖에 없다.

E.F.슈머허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는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을 정도의 자그마한 경제 규모를 유지할 때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라고 했다. 

공공 조합장선거에는 이러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깨침이 들어 있다. 자율과 참여를 통한 조합원의 의사결정이 직접 정책에 반영되는 통로가 바로 내년 3월 11일 조합장선거이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동시조합장 선거를 그 동안 쌓아온 선거관리 역량을 총동원하여 한국 민주주의가 질 높은 민주주의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관리 구현을 위해 그 책무를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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