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6일. 이미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진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도 그날을 잊을 수 없다.

5년 전, 3월 26일 금요일 밤 가족들과 함께 TV를 보고 있던 나는 '<속보> 백령도 순찰 해군 초계함 침몰 중'이라는 소식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주말 내내 모든 방송사에서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천안함 피격사건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다.

21시 22분 대한민국 해군 제2함대 소속 초계함 '천안함’이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침몰해 승조원 104명 중 58명이 구조됐으며 나머지 46명은 실종됐다.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그들의 무사 귀환을 기도했지만 끝내 그들을 다시 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 인근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던 한주호 준위 또한 차가운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TV 속에서 오열하며 아들과 남편의 이름을 외치던 실종자의 가족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밤낮없이 나라를 열심히 지켜주신 그분들 덕분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겁고 편하게 생활해왔다. 우리나라가 아직 분단국가로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잊고 있었다.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고, 전쟁을 다른 나라의 이야기로만 치부했던 우리에게 안보의식이 고취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지 5년이라는 세월이 야속하게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그 원인에 대해 소문이 무성하다. 이는 슬픔을 안은 채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을 또 한 번 죽이는 일이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특히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정부와 국민이 함께 '광복 70년 분단 70년, 갈등과 분열을 넘어 미래로 통일로!'라는 캠페인으로, 올해를 분단 70년 마감을 위한 통일기반 구축의 해로 삼고 명예로운 보훈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분단 70년 마감을 위한 국민 공감대 형성은 다시는 천안함 피격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국민의 하나 된 마음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잊지 않고 항상 기억하는 것이다.

오는 26일 천안함 5주기를 맞아, 각 지역에서 열리는 추모행사에 참여하거나 해군본부 홈페이지의 사이버 추모관을 방문해 그들의 희생을 우리가 기억하고 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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