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회장
돈으로 살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친구이며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것 또한 어렸을 적 동창들인 것 같다. 그래서 나이 드신 분들이 동창회라는 명분으로 친구들을 만난다. 동창회(同窓會)란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 같은 창문을 함께 바라보고 졸업한 동기생들의 모임을 말한다.

지난 14일 거창군 장학회에 1942년 3월 19일 거창 가북초등학교를 졸업한 제11회 동창회장 K모 어르신이 손녀딸을 장학회에 보내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동창회비 104만 4,110원을 기탁했다고 한다.

“이제는 동창생들이 하나 둘 다 떠나서 더 이상 동창회를 할 수 없다.”며 졸업생 31명이 그동안 모아서 지난해 마지막 동창회를 하고 남은 동창회비 전액이 바로 그 장학금인 것이다.

지방 자치 단체마다 장학재단이 있고 우리 수원에도 수원사랑장학재단이 있지만 대기업에서 기탁한 100억보다도 값진 100여 만원의 장학금은 개인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함께 슬프고 아름답고 가슴 뭉클한 훈훈함을 전해준 것 같다.

1세기 가까이 함께 살아오신 세분의 마지막 동창생들은 친구들을 하나 둘 떠나보내며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면서도 꿋꿋하게 자리 메김을 해 왔지만 그날만큼은 반갑고 고마움 보다는 서글프고 아쉬운 마지막동창회 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 세분의 마지막 동창회는 이 땅에 사는 많은 젊은이들과 국민 모두에게 많은 감동과 훈훈함 그리고 훌륭한 교훈을 주셨다. 삶의 가치는 물론 벗의 의미 기부문화에 인색한 많은 사람들에게 분명히 커다란 파문은 던져주신 것이다.

거창군 장학회 관계자 또한 “아흔이 넘은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마음에 감사를 드리려고 찾아뵙겠다고 했지만 이름조차 밝히기를 거부해 감사의 인사도 못했다.”고 겸손함도 전했다.

핵가족시대 저 출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어려워서 능력과 재능은 뛰어나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계속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백년대계이며 인재 한사람이 10만 10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사실을 안다면 장학금 기탁에 인색하면 절대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 어르신들 평균 연령이 80세를 넘어 섰고 우리는 100세 시대를 향해 연금 보험 등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경제력이 우선이지만 함께 웃고 울어줄 진정한 벗도 필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일 것이다.

사람은 떠날 때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 동창회를 하신 세분의 어르신들께 감히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름다운 뒷모습은 이제 충분히 보여 주셨으니 건강하게 오래 오래 백수이상 사세요.”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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