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돼 겪은 피해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고령의 피해자가 지난해에 이어 또 미국과 일본 방문길에 오른다.

24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87) 할머니는 8월 1일부터 11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애틀랜타(1∼4일)와 뉴욕(5∼11일)에서 전쟁 중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동원돼 겪은 참상을 증언한다.

매년 외국 주요 도시를 돌며 증언활동을 해온 강 할머니는 지난해 7월 미국 증언활동 중에는 이옥선(88) 할머니와 함께 미 백악관·국무부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해 자신들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전하고 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호소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이 할머니는 이번 증언활동에는 동행하지 않는다.

강 할머니의 이번 방문길에는 피해 증언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명이 지난 13일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법에 전쟁 때 일본군과 관계있던 일본기업과 일왕, 아베 신조 총리, 산케이신문 등을 상대로 낸 소송 배경도 설명할 예정이어서 현지 활동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소송을 낸 피해자들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성 노예'로 취급당하는 등 고통을 겪었다며 2천만달러(약 229억2천만원)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9월부터는 일본에서 증언활동을 이어간다.

강 할머니는 일본 시민·여성단체 초청으로 9∼11월에는 홋카이도와 도쿄, 교토,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주요도시를 방문해 피해 참상을 알린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일본의 방해로 최근 미국 내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과 기림비 건립이 정체된 상황"이라며 "그동안 한인사회 중심으로 증언활동을 해왔는데 이제부터는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현지 외국인들을 만나 참상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 노동조합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외국 증언활동에 써달라며 이날 나눔의 집을 찾아 1천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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