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자치부가 일부 지자체의 강력한 반대에도 경기도의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특례를 없애고 법인지방소득세 절반을 공동세로 전환하는 정책을 원안대로 추진키로 했다.
시·군·구 간 재정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조정교부금'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에 따르면, 경기도의 경우 6개 지방교부세 불교부단체(수원, 성남, 과천, 용인, 화성, 고양)에 조정교부금을 우선 배분하는 특례를 두었는데, 이는 경기지역 다른 시·군·구 간 재정격차를 오히려 확대시키는 등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
행자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자치단체장, 지방공기업, 학회, 민간 전문가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6년도 지방재정전략회의'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행 조정교부금 제도가 재원의 80% 이상을 재정여건이 좋은 자치단체에 더 많이 배분하는 구조로 운영돼 조정교부금 제도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인구 및 징수실적 반영비율(80%)은 낮추고 재정력지수 반영비율(20%)을 확대하며 경기도의 우선배분 특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도내 불교부단체에 우선 지원하던 조정교부금 재원 5244억원은 경기도내 25개 다른 시군으로 조정 배분돼 재정격차가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경기도 조정교부금 총액은 2조6000억으로, 이 가운데 52.6%(1조4000억원)가 이들 6개 단체에 우선 배분되고 있다. 특례가 없다면 이들 6개 단체에 32.9%(8751억원)가 배분되고 5244억원이 다른 25개 시·군으로 배분될 수 있다.
이 경우 25개 시군은 평균 200억원 이상의 조정교부금 재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도와 시군이 기업유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점을 고려,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50%(약 1조4000억원)를 시군 공동세로 전환하고 재정력 등 일정한 배분기준을 통해 전액을 도내 시군에 재배분하기로 했다.
공동세 재원으로는 지난 2013년 정부 정책에 따른 독립세 전환으로 세수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시·군 간 세수격차가 크고 도의 기업유치 노력을 반영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법인지방소득세가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세 비율은 기업유치 및 지원 등과 관련한 도와 시군의 기능, 역할 등을 고려해 해당 세목의 50% 수준이 적절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 지역의 기업유치 및 지원 관련 부담은 3조6000억원으로, 이중 도 본청은 약 1조8700억원(도 지역 전체 부담의 51.9%)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2015년 지방소득세 총액은 12조8000억원(개인분 7조7000억원, 법인분 5조1000억원)으로, 법인분은 5조1000억원이며 이중 도 지역에서는 2조8000억원의 세수를 거두고 있다.
따라서 도 지역의 공동세 비율을 50%로 하면 최종 공동세 재원은 약 1조4000억원 정도로, 전체 지방소득세 12조8000억원의 약 11%에 국한된다.
이에 따른 도 내 시·군 간 공동세수 배분방법은 재정력, 인구수, 균등배분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행자부는 법인지방소득세 일부를 시군 공동세로 전환하는 문제는 올해 중 지역 순회토론회 등을 통한 충분한 의견수렴 및 공감대 형성을 통해 내년에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행자부는 또한 자치단체의 안정적이고 계획적인 재정 운영을 위해 '지방재정안정화기금'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방세는 부동산 경기변동에 민감하여 세입여건이 불안정하고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으로 인해 연도 간 재정조정이 쉽지 않다.
따라서, 경기가 좋아 지방세수가 증가할 때 일정 부분을 기금으로 적립하여 재정악화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재원으로는 순세계잉여금의 일정 비율, 지방세수가 과거 3년 평균보다 현저히 증가한 경우 지방세수 증가액의 일정 부분을 적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행자부는 밝혔다.
또한, 행자부는 자치단체의 행사·축제도 효율화하여 선심성·낭비성 예산을 절감하고 지역 축제의 내실화를 도모한다.
그동안 소규모 행사·축제가 증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되지 않는 단합대회 등 주민화합 목적의 행사·축제도 만연해 지방재정 부담으로 작용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지속되어 왔다.
이에 행자부는 자치단체 행사·축제 예산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일정 한도를 설정하는 '행사·축제 예산 총액한도제'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자치단체의 대규모 행사·축제에 대한 사업 타당성 등 투자심사를 강화하고, 모든 행사·축제에 대해 매년 성과를 평가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행자부는 설명했다.
홍윤식 행정자치부장관은 "지역의 상생발전과 건전재정 확립을 위해선 자치단체 간 재정형평성 및 재정건전성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지방재정개혁은 알뜰하고 투명한 지방살림, 국민 모두가 행복한 지방자치 구현을 위한 것으로, 성공적 개혁을 위해 지방도 함께 노력하고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도개편으로 조정교부금 등이 대폭 줄게되는 경기도 6개 지자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개편안에 따르면 6개 시의 예산은 시별로 최대 2700억원, 총 8000억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며 "복지, 일자리, 교통, 환경 등 과밀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이 전면 취소되고 재정이 파탄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와 일부 지자체 간의 대립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이 절차적으로 일방적이긴 하나 내용적으로는 일견 타당하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수원지역의 한 보수단체 대표는 "정부 정책이 시행되면 재정파탄이 날 거라는 일부 지자체들이 있지만, 그간 일부 시장들이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알맹이도 없는 행사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쏟아붓는 것을 보고 무력감을 느꼈다"며 정부 정책을 지지했다.
이어 "일년에 백여개가 넘는 이런 선심성·전시성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하고 언론사와 공동주최라는 이름으로 쓰이는 언론 홍보비를 대폭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뒤에야 불평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을 두고 언론의 반응은 다양하다. 중앙언론은 대체로 긍정적인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지자체와의 충돌을 우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6개 불교부단체가 소재한 일부 경기지역 지방언론의 보도는 '사생결단'의 자세다. 기사, 사설, 칼럼 등을 총동원해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안의 부정적인 면을 집중 부각하는 모양새다.
한편, 이날 수원, 화성, 성남 등 일부 지차체에서 동원된 듯이 보이는 시민들 수천여 명이 상경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20일에는 염태영 수원시장과 최성 고양시장, 정찬민 용인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신계용 과천시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홍윤식 행자부 장관을 만나 각 시의 입장을 전달하고 개편안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