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비상활주로 해제 물건너 가나 안전시설 없는 ‘아찔’한 도로 市 발전 저해 언제까지…

> 정치권, 대응책 마련 ‘올스톱’ … 공군본부선 “해제 불가”

- 매체: 수원일보 — 수원·화성·용인 경기남부 뉴스 · 1989년 창간 37년, 경기도 제1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경기 아 00001)
- 기자: 이정하 기자
- 발행: 2008-06-16T15:18:55+09:00
- 섹션: 뉴스 > 정치/행정
- 원문(캐노니컬):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54
- 인용 표기: 수원일보, “수원 비상활주로 해제 물건너 가나 안전시설 없는 ‘아찔’한 도로 市 발전 저해 언제까지…”, 2008-06-16,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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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비상활주로 해제 논의가 장기표류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의 ‘긍정적 검토’ 발언 이후 9개월이 지났지만, 함흥차사다. 현재 비상활주로에 도로표지판 하나 설치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을 참작하면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막연한 기다림은 지치게 한다. 해제의 목소리를 높이며 끓어 오르던 정치권도 입을 닫았고, 지자체도 별다른 소득 없이 하염없이 공문만 기다릴 뿐이다. 수원과 화성 주민들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비상활주로 문제가 지루한 ‘헛공방’만 펼치고 있을 때 시민들과 이 도로 이용자들의 안전은 위협받고 있다. <편집자주>

(사진: ▲ 지난 12일 오후 과속단속카메라가 없는 수원 비행기 활주로 도로에서 과속차량들이 병점에서 세류동 방향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지난 9일 오후 2시 통행 차량의 평균 시속이 100㎞를 넘나들 정도로 고속주행이 이뤄지는 권선구 대황교동∼화성시 태안읍 진안리 2.7㎞ 구간 비상활주로. ‘아우토반’으로 불리는 이 구간은 최고 시속이 80㎞ 이하지만, 이를 지키는 차량을 찾아보기 어렵다. 속도위반 감시카메라나 경찰의 단속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달릴 수 있는데다, 이곳만큼 뻥 뚫린 도로를 찾기 쉽지 않다.

무한질주를 단속하기 위해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지난 2004년 속도위반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지난 2006년 다시 철거했다. 인근 공구부대가 군용항공기지 비상활주로 제1구역으로 지정돼 시설보호 차원에서 철거를 요청해 왔기 때문이다. 고속주행 구간임에도 불과 2년여 전에 중앙분리대 설치됐고, 버스정류장 비 가림막을 설치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 표지판 하나 세우기도 어려워… 심지어 설치했던 시설도 철거**

지난 1986년 국방부와 수원시, 화성시간 운영합의서를 맺고, 협의 하에 교통표지판이나 버스정류장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원칙대로라면 비상활주로에는 아무것도 설치할 수 없지만, 비상시 철거계획을 전제로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게다가 수원과 화성의 시 접경지역이다 보니 관리가 허술한 틈을 타 왕복 10차선(폭 40m) 도로의 양옆은 대형차들의 주정차가 줄을 잇고 있다. 또 낚시용품과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상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도로선이 불명확해 갓길을 도로로 착각해 100㎞ 이상으로 달리는 차들이 많아 사고위험도 크다.

한 영업자는 “3년 이상 이곳에서 영업을 해오고 있지만, 시의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버스를 이용하는 인근 주민들과 병점에서 수원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일부 시민들도 안전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 지역에서만 연간 30여차례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경찰의 통계치만으로도 가름할 수 있다.

인도가 따로 설치돼 있지 않고, 반대쪽 차선의 버스를 이용하려면 한참을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도로 이용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구 1번 국도 인근 주민은 “주민들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해도, 세금을 내고 살고 있는데 대중교통 이용 편의는커녕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보행로 설치나 자전거도로 설치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접근 등이 통제되는 군보호시설의 특성상 군부대와의 협의가 쉽지 않고, 심지어 도로에 줄 하나 긋는 것도 군부대와 협의해야 하는 실정이다.

(사진: ▲ 세류동에서 병점으로 가는 비행기활주로 도로 한켠에는 낚시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노점상이 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 36년간 이용률 ‘제로’ 왜 있나**

국가 안보를 위해 지정한 비상활주로가 재산피해를 넘어 이제 안전사고 위험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지난 1973년 팀스피리트 훈련을 위해 지정된 이래 단 한 번도 훈련을 시행하지 않은 비상활주로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해 9월 김진표(영통) 의원과 이기우 전 의원(17대 권선), 김용서 수원시장이 김장수 전 국방부장관을 만나 비상활주로 해제를 건의하면서 여론의 불씨를 지폈다. 당시 기능을 상실한 비상활주로를 해제 건의에 대해 국방부의 ‘긍정적 검토’를 약속했지만,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는 상태다.

이후 수원시의회 내에 비행장 특위(이종필 위원장)가 구성되는 등 비상활주로 해제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대황교동부터 화성시 태안읍 진안리 2.7㎞ 구간의 주변 4.5㎢ 내 3천여 세대 주민들은 36년 동안 재산권 행사에 악영향을 미쳐온 만큼 반발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인근에서 화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수원비행장에서 불과 1.5㎞ 떨어진 곳에 비상활주로를 지정했는데 전쟁이 발생했다면 이 일대가 전체가 쑥대밭이 될 텐데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면서 “비행안전구역만 늘려 재산권 침해와 도시 발전만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지난 2006년 전국에 산재한 비상활주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끝에 몇 군데만 해제하고 수원비행장 비상활주로 등 5군데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 비상활주로 해제 검토 ‘함흥차사’**

3개월만 있으면 ‘긍정적 검토’를 지시 내린 지 딱 1년이다. 그러는 동안 정권도 교체됐다. 정권교체에 따른 조직개편과 실무자들이 대거 자리를 옮기면서 해제 논의도 원점으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수원시가 몇 차례에 걸쳐 보낸 공문도 묵묵부답인데다, 아직 비상활주로 해제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공군부대 관계자는 “아직 단 한 차례도 상부에서 비상활주로 해제에 대한 검토 여부 자체를 지시한 바 없다”면서 “검토 지시도 없는 상황에서 독단적인 조사를 벌일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모든 협의 채널도 수원 공군부대가 아닌 국방부나 공군본부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비상활주로 해제는 법률이 아닌 국방부령만 개정하면 되기 때문에 장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 국방부장관이 수원시 최대 숙원 중 하나인 비상활주로 해제 문제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이는 대목이다.

**● 정치권, 지자체, 시민사회 등 할 것 없이 나서도 모자랄 판에**

더욱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집요하게 해제를 요청해왔던 핵심적인 인물인 전 17대 국회 이기우 의원이 빠지면서 더 이상의 진전도 없는 상태다.

수원지역에서 당선된 18대 국회의원들이 비상활주로 해제를 주요 공약에 포함했지만, 아직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7월 초 주요현안에 대한 기자회견이나 간담회를 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어떤 화두를 던져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권과 지자체, 시민들이 비상활주로 해제를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한 협의체 구성이나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국가 정책으로 반영되지 않는 한 사실상 힘들다”면서 “정치권과 중앙정부에 비행장 이전 문제와 함께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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