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들 性교육 이대로 좋은가?뻔한 구성  뻔한 이야기 솔직하게 ‘오픈 업’ 안되나

> 체계적 프로그램, 양질의 강사 부재… 형식적 교육 효과 없어
> 전담부서 신설, 전문강사 양성… 올바른 性 가치관 확립 시급

- 매체: 수원일보 — 수원·화성·용인 경기남부 뉴스 · 1989년 창간 37년, 경기도 제1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경기 아 00001)
- 기자: 신세연 기자
- 발행: 2008-06-23T15:07:55+09:00
- 섹션: 뉴스 > 사회
- 원문(캐노니컬):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60
- 인용 표기: 수원일보, “우리 아이들 性교육 이대로 좋은가?뻔한 구성  뻔한 이야기 솔직하게 ‘오픈 업’ 안되나”, 2008-06-23,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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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지난 13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동,청소년 성교육,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의 성교육문제 긴급 토론회에서 여성단체와 아동 인권단체, 보건교사 등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기자가 처음 성교육을 받았던 기억은 초등학교 5학년 때이다. 무슨 일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남학생들은 담임선생님과 운동장에 축구를 하러 나가고 여학생들만 교실에 모이게 해 비디오를 시청하게 했다.

자궁, 정자, 난자, 임신 등의 생소한 용어와 양 머리 같은 여성 생식기 그림들로 이뤄진 비디오 자료 시청이 끝난 후 생리대 사용법을 교육하는 것으로 40분간의 성교육이 끝났다. 2008년 현재 초중고등학교 교육현장서 성교육은 어떨까?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한 때 강사 구성애 씨가 전국 초·중·고생들의 올바른 성교육을 음지에서 양지로 꺼내 올렸지만 아직도 청소년들의 성교육은 기성세대에게 힘겨운 숙제임은 틀림없다.

**● 10∼20년 전과 똑같은 내용의 성교육**

Y여고는 지난 4, 5월에 걸쳐 반을 돌며 프린트물과 시청각 자료를 이용한 성폭력 예방 교육을 했다.

보건교사 박모 씨는 “교사들은 여러 가지 연수를 받는데 그것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적당한 것을 발췌해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고3 학생 남모 군은 “매일 똑같은 내용에 다 아는 내용이라 지루하고 자는 친구도 있다”며 형식적인 성교육 시간이 의미 없음을 말해줬다.

중학생 이지연 양도 “좀 더 자세하게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우리가 아는 거 말고 모르는 걸 알고 싶은데 별로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아쉬워했다.

중학교 보건 선생님 지호영 씨는 “학교에서 성교육은 지침에 따라 10시간을 하면 된다. 지침이라는 것은 강제성은 없어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식이어서 개인 교사의 관심과 노력이 없다면 목표 달성이 어렵다”며 “성교육을 위해 학생들의 시간을 빼는 것도 힘들고 교육청에 보고하기 위해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 놓고 시청각 자료를 시청하게 하거나 두루뭉술한 개념 정리 차원의 수업이라 지루해한다”고 전했다.

전교조 경기 지부 보건 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성교육 시간은 보건 수업의 일환으로 학교의 보건 교사가 주로 성교육 수업을 진행한다.

도내 보건 선생님의 배치율은 70% 정도 되는데 보건 교사가 없는 학교에서는 체육 선생님이나 가정 선생님, 외부 인사 등이 교육하고 있다.

학교에서조차 성교육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교사들이 성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 성교육 강사의 자질 미검증이 나은 충격**

지난 4월 16일 수원 S초교에서 수원시의 주최로 초등학교 5학년생을 대상으로 K 대 평생 교육원 소속의 교수가 아동 성폭력 예방 교육을 했다.

당시 안양초등생 성폭행살해 등 어린이 성폭력 등이 사회적 문제로 크게 부각되고 성폭력예방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던 때다.

K 교수는 어린이들에게 ‘낯선 남자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다가오면 성폭력범이니 주머니칼을 이용해 가슴을 찌르거나 발기된 음경을 깨물어라’,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인형을 찌르는 연습을 해라’ 등의 성폭력대처방법을 교육했다.

교육을 받은 일부 학생들은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인 내용에 악몽을 꾸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4월 25일 보도>

급기야 학부모들이 시에 항의하고 강사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강사는 사과는 하지만 자신의 강의 내용은 문제가 없었다며 학부모들을 더욱 경악하게 했다.

학부모 김은영 씨는 “그렇다고 딸애에게 칼을 사서 쥐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만에 하나 그로 인해 생기는 2차, 3차 폭력 사태는 어찌할 것이냐?”라며 “강사들의 이력과 학력이 아닌 강의 내용에 주의를 기울여 강사를 선택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 사건으로 수원 여성의 전화 등 9개의 여성단체와 아동 인권단체 등은 수원 지역 반인권적 아동 청소년 성교육 문제 대책 위원회를 만들어 아동 청소년 성교육 문제를 진단하기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열기에 이르렀다.

(사진: ▲ 안산 경기도 청소년 성문화센터에서는 아동·청소년을 위한 콘돔을 이용한 피임법, 임산부 체험, 자궁 속 태아 성장과정 등을 체험 위주의 교육을 통해 효과적인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식의 성교육 현장**

토론회에 모인 많은 여성 단체와 아동 인권단체, 보건 교사 등은 현 성교육 실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성교육을 전담하는 통일된 부서의 부재와 정규 성교육 시간 편성, 양질의 성교육 강사 부재로 꼽았다.

용인 성폭력 상담소장 양해경 씨는 “현재 성교육은 여성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가족부 각처에서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시행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외면하는 등 일관성을 갖고 진행하는 중앙정부가 없다”며 “심지어 각 부처에서 제작해 배포하는 성교육 지침서도 제각각이다. 이것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성교육 전담부서를 신설해 성교육 강사선정이 교육을 진행하고, 자격을 검증하며 지루하지 않은 체계적인 수준별 커리큘럼을 만들어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건교사 지모 씨도 “성교육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체육이나 재량활동 시간 등 관련 과목 시간을 빌리거나 타 교사가 출장가는 빈 시간을 이용해 이벤트식 교육만 이뤄지고 있다”고 교육현장의 성교육실태를 폭로했다. 비정기적인 성교육 할당 시간에 당연히 양과 질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학부모 김씨도 “정규 시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좀 더 체계적인 성교육 프로그램과 선생님의 전문성을 위한 연수와 자녀 성교육을 위한 학부모들의 연수도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 올바른 성 가치관 확립과 성범죄 근절은 실질적인 성교육으로부터**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을 위해 보건 교사들이 노력한 결과 지난 2007년 12월 학교 보건법이 개정되어 앞으로 모든 학교 모든 학생들이 성교육을 비롯한 보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뻔하고 지루한 성교육에서 벗어나 성교육 체험관을 건립하는 등 실질적인 성교육이 될 수 있도록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안산 경기도 청소년 성문화센터 ‘와! 스타디움’ 관계자는 “많은 학교에서 견학을 온다. 늘 똑같던 교육에서 체험 위주의 학습에 학생들의 호응이 높다”라며 “하지만 교통상의 이유로 먼 거리 학생들은 견학할 수 없어서 많이 안타까워한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도 가족여성정책과 임봉재 과장은 “의견을 수렴해 예산 확보를 위해 힘쓰겠다”고 모두에게 약속했다.

경기도교육청 최정분 장학사도 “내년부터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배치하고 8차 과정을 통해 체계적인 교과과정이 개발될 것이다. 성교육 담당자 연수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성교육 전문가를 양성하고 학교와 지역사회와 협의해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해바라기 아동센터 소장 최경숙 씨는 “아이들의 가장 큰 성교육 교사는 부모”라며 아이들에게 집단으로 일괄적으로 성교육시키는 것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평소 부모들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갖고 대화와 애정표현을 통해 올바른 성 인식과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성교육을 받아 건강한 성 인식과 가치관을 갖고 성장했을 때 그릇된 성 관념으로 벌어지는 각종 성범죄도 점차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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