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포트특집] 평택 서해안 100년 관광트랜드 핵심 "해군·미군·항만 연계 삼각벨트"
[수원일보=김종식 대기자] 서해안에 접하고 있으나 정작 바다에 닿기 어려운 도시, 평택이 새로운 관광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평택이 서해와 만나는 지점은 크게 두 곳, 평택호 관광단지와 평택당진항 일대다.
그러나 두 곳 모두 구조적 한계로 인해 시민과 관광객이 바다와 마주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평택호 관광단지는 1977년 관광지 지정 이후 한때 수도권 대표 수변 관광지 역할을 했으나, 2000년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이후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며 방문객이 급감했다.
민간 개발도 지연되면서 ‘을씨년스럽다’는 표현이 나올 만큼 활기를 잃었다.
평택·당진항은 국가보안 1급 항만시설로 지정돼 있고, 인근에 해군 제2함대사령부 군사시설이 배치돼 있어 일반인의 해안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경기도는 평택·당진항 여객터미널에서 아산방조제까지 이어지는 배수로 구간에 친수·문화·관광 기능을 집중 배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평택시도 평택호 관광단지에 수상레포츠센터, 해수온천 및 스파시설, 인공해변 등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단일 시설 중심의 개발은 타 지역에서 실패 사례가 많아, 평택 관광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장기적 관광트렌드에 대응하는 복합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핵심 대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해군 2함대사령부 내부에 있는 안보공원을 평택호 인근 친수공원 지역으로 이전해 해양 관광과 안보교육 기능을 결합하는 방안이다. 둘째, 평택호 관광단지에 남해 독일마을을 능가하는 ‘미군마을’ 조성을 추진하는 것이다.
두 사업이 결합될 경우, 평택은 수도권에서 가장 독특한 ‘해양·문화·안보 복합관광권역’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평가다.
◇평택만의 특수성 기반 ‘미군마을’ 조성
평택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미군문화 관광지화’가 가능한 도시다.
2004년 국회의 주한미군 기지 이전 비준 이후 팽성읍 대추리에 미 육군 험프리스 기지가 대규모 확장됐고, 한강 이북에 있던 미 제2사단 예하부대까지 잇달아 이전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가 완성됐다. 송탄 지역에는 미 공군 기지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평택에는 미군과 가족, 군무원 등 미국 시민권자 약 3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미국 본토를 제외하면 세계 어느 도시보다 많은 규모로, 사실상 ‘세계 최대 미국 커뮤니티’가 존재하는 셈이다.
이러한 특수성은 다른 지역이 따라 할 수 없는 강력한 관광자원이다.
남해 독일마을은 접근성이 불리함에도 SNS와 유튜브 등에서 ‘가성비 해외여행지’로 알려지며 맥주축제 기간 5만 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인기다.
평택호 관광단지는 관광지와 주거지를 완전히 분리한 설계가 가능하고,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압도적으로 우수해 남해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확장성 높은 테마형 관광지 조성이 가능하다.
특히 평택은 실제 미군 문화·음식·생활양식이 일상적으로 존재해 ‘실제 살아있는 미국 문화’라는 다른 지역이 흉내낼 수 없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 평택·당진항 친수공원 조성 사업이 진행되면서 해양레저·항만전망·수변산책·문화체험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 해군2함대 안보공원(천안함·참수리정) 부대 밖 이전으로 시너지 극대화
평택·당진항 바로 옆 해군 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는 연평해전 당시 침몰한 참수리정 357호, 백령도 인근에서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이 전시돼 있다.
부대 특성상 신분 확인과 전용버스 이동 등 엄격한 출입 절차가 필요함에도 안보공원은 개장 후 수년 만에 누적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부대 내 위치로 인해 수용 인원이 제한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평택시는 과거 안보공원을 부대 외부의 평택호와 평택·당진항 친수공원 조성 지역으로 이전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대규모 이전 비용과 시설 구축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2함대의 전투역량 유지와 민간 관광 수요를 분리하기 위해서라도, 장기적으로는 외부 이전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사)평택당진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주한 미군이 집중된 평택 서해안에 미군마을과 천안함·참수리정 안보공원을 함께 조성하면, 수도권 대표 관광지가 형성되고 2함대의 전투태세 강화·평택당진항 발전 촉진 등 일석삼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50~100년을 바라본 장기 관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평택 서해안, ‘해양·문화·안보’ 융합형 관광지로 도약할까?
평택은 서해안에 접하고 있지만 그동안 지리적 장점을 살리지 못한 채 ‘바다와 닿지 않는 도시’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평택호 관광단지 재정비, 배수로 친수공원 개발, 미군마을 조성 논의, 안보공원 외부 이전 검토가 함께 진행된다면, 평택은 수도권에서 가장 독특한 복합관광 도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평택이 추진하는 새로운 해양관광 전략이 전통적 관광에서 벗어난 ‘100년 도시 브랜드’ 구축의 핵심 모멘텀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