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비밀의 숲' 속살 드러낸 세계문화유산 화성 '융건릉'에서 신록을 즐기자

융건릉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등재6월 30일까지 '융릉~건릉 숲길’ 한시 개방200년간 융릉 지킨 천연기념물 '개비자나무'
융건릉 숲길의 모습(사진=화성특례시)
융건릉 숲길의 모습(사진=화성특례시)

[수원일보=정준성 기자] 화성 융릉과 건릉, 2009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신록이 짙어지는 6월, 지금 이곳은 유독 숲길이 풍성함을 더한다. '피톤치트'에 흠벅 취할 수도 있다. 이러한 소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걸으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중 하나인 융건릉과 천연기념물 개비자나무를 함께 만날 수 있다. 개비자나무는  국내 최대 크기에 달해 방문객에게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화성특례시는 마침 이번 달 나들이 명소로 세계유산 화성 융릉과 건릉(융건릉)을 추천했다. 6월의 마지막 주말, 30일까지 한시 개방하는 세계문화유산 화성 융릉 건릉에서 신록을 즐겨보면 어떨까? 

◇ 정조대왕의 사부곡(思父曲)이 세계의 유산이 되다 

융릉 능침(사진=화성특례시)
융릉 능침(사진=화성특례시)

아버지를 향한 눈물과 그리움이 빚어낸 ‘융건릉’.

사적으로 지정된 화성 융릉과 건릉은 조선왕조의 애틋한 역사와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이 고스란히 담긴 화성특례시의 대표적인 유산이다. 

화성특례시 병점구 안녕동에 위치한 융건릉은 조선 왕실의 능으로서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지난 2009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건릉 능침. (사진=화성특례시)
건릉 능침. (사진=화성특례시)

융건릉은 추존 장조의황제(사도세자)와 헌경의황후 홍씨를 모신 ‘융릉’, 그리고 조선 제22대 정조선황제와 효의선황후 김씨를 모신 ‘건릉’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융릉은 1789년 양주 배봉산에 있던 것을 현재의 안녕동으로 옮겨오며 ‘현륭원’으로 조성된 곳이다. 

이는 아버지를 향한 정조대왕의 깊은 그리움과 마음이 집약된 공간이며, 조선 왕실의 효 사상과 역사적 의미를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전하는 상징적인 유산이다. 

◇화성이 숨겨둔 ‘비밀의 숲길’ 속살을 드러내다.

융건릉 숲길의 모습. (사진=화성특례시)
융건릉 숲길의 모습. (사진=화성특례시)

화성특례시는 ‘융릉~건릉 숲길’을 오는 30일까지 한시 개방한다.

이처럼 깊은 효심이 깃든 융건릉을 직접 솔숲 흙길을 따라 걸으며 가까이 만날 수 있다. 

화성시 융건릉에서 ‘융릉~건릉 숲길’이 오는 30일까지 시민에게 한시 개방되기 때문이다.

‘융릉~건릉 숲길’은 사도세자(추존 장조의황제)가 잠든 융릉과 정조선황제가 잠든 건릉을 잇는 흙길이다. 

키 큰 소나무와 참나무가 짙은 그늘을 드리워, 한여름에도 서늘한 솔향을 머금은 길로 걷기 좋다. 

능역 대부분이 평탄하게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산책할 수 있으며, 유모차 대여도 가능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매표소를 지나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융건릉 앞 홍살문. (사진=화성특례시)
융건릉 앞 홍살문. (사진=화성특례시)

오른쪽은 사도세자와 헌경의황후 홍씨의 ‘융릉’, 왼쪽은 정조와 효의선황후 김씨의 ‘건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아버지를 향한 정조대왕의 깊은 그리움이 깃든 두 능을 한 길에서 마주한다. 

솔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 복잡한 생각이 비워지는 힐링의 시간이 펼쳐진다.

이번 개방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신록이 짙어지는 계절을 맞아 마련한 ‘세계유산 조선왕릉 숲길 개방’ 행사의 일환이다. 

싱그러운 신록과 깊은 솔향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융건릉 숲길 모습(사진=화성특례시)
융건릉 숲길 모습(사진=화성특례시)

가족 단위 나들이객은 물론 산책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융릉~건릉 숲길을 걸은 시민 A씨(45세, 여)는 “아이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 삼아 방문했는데, 울창한 숲길이 너무 잘 조성돼 있어 걷는 내내 즐거웠다”며 “조선왕릉의 역사적 의미도 되새기고 신록의 푸르름 속에서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200년 효심을 품은 천연기념물 '개비자나무’

융릉의 재실 안마당에는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능을 지켜온 천연기념물 ‘화성 융릉 개비자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2009년 9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나무는 높이 4m, 줄기 둘레 80cm에 이르러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개비자나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화성 융릉 개비자나무. (사진=화성특례시)
화성 융릉 개비자나무. (사진=화성특례시)

개비자나무는 보통 3m를 넘지 않게 자라는 늘푸른 바늘잎 작은키나무다. 

하지만 이 나무는 밑동에서부터 줄기가 셋으로 갈라져 자라나, 멀리서 보면 마치 세 그루의 나무가 서 있는 듯한 신비로운 수형을 보여준다.

‘화성 융릉 개비자나무’는 재실을 조성할 무렵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도세자를 향한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으로 능이 이 자리에 들어서던 그 시절부터 능 곁을 묵묵히 지켜온 셈이다. 

특히, 빛이 적은 그늘에서도 꿋꿋하게 생장하는 개비자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은 권력의 어두운 그늘 속에서도 끝내 꺾이지 않았던 정조의 애틋한 효심을 연상케 한다. 

왕실의 슬픈 사연과 한 시대를 함께 시작해 오늘에 이른 만큼 융릉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산증인이라 할 만하다.

가을이면 맺히는 아름다운 붉은 열매 덕분에 오래 전부터 조경수로도 널리 사랑받아 온 이 나무는 오늘날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재실에서 나무를 마주한 시민 B씨(52)는 “안내판을 안 봤으면 그냥 큰 나무인 줄 알고 지나칠 뻔했는데, 200년 넘게 능을 지켜왔다는 이야기를 알고 나니 발걸음이 절로 멈춰졌다”며, “한 그루가 세 그루처럼 갈라져 자란 모습이 무척 신비롭다”고 말했다.

임시 개방을 맞아 정명근 화성시장도 “융건릉·개비자나무는 108만 화성의 최고 보물이자 자랑"이라며 "화성 국가유산의 가치를 발전시켜 명품 문화도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