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프랑스 낭트에서 광주까지, ‘메종 이음’ 이정주 예술감독이 그리는 쌍방향 문화의 지평

> 제2회 ‘프랑스의 가을’ 개최와 사단법인 ‘메종 이음’ 출범으로 본 양방향 문화 연대의 미래

- 매체: 수원일보 — 수원·화성·용인 경기남부 뉴스 · 1989년 창간 37년, 경기도 제1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경기 아 00001)
- 기자: 최승호 기자
- 발행: 2026-09-19T11:16:57+09:00 · 수정: 2026.09.19 11:37
- 섹션: 사람들 > 인터뷰
- 원문(캐노니컬):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318343
- 인용 표기: 수원일보, “[인터뷰] 프랑스 낭트에서 광주까지, ‘메종 이음’ 이정주 예술감독이 그리는 쌍방향 문화의 지평”, 2026-09-19,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318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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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정주 예술감독)

일회성 이벤트나 일방향적 수혜에 그치던 문화 교류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프랑스 낭트에서 12년간 뿌리내린 한국 문화의 열기가 남도 예향 광주로 무대를 옮겨 진정한 양방향 교류의 결실을 맺고 있다.

오는 10월 9일부터 사흘간 광주 남구 어반브룩 일대에서 열리는 제2회 ‘프랑스의 가을’ 축제는 그 상징적인 현장이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공식 인증 사업이자, '도시를 잇는 식탁(La Table qui relie les villes)'이라는 슬로건 아래 민간 차원의 장기 교류가 빚어낸 성과다.

이 거대한 판을 기획하고 이끄는 중심에는 거문고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이정주 예술감독이 있다. 프랑스 주요 예술 지원 프로그램인 ‘Génération SPEDIDAM(세대 스페디담) 2025-2027’ 월드뮤직 부문에 한국 전통 악기 연주자 최초로 선정되는 등 현지에서 독보적인 예술적 성취를 쌓아온 그다. 프랑스 낭트에서 2013년 ‘한국의 봄’ 축제를 창설했던 그를 만나 양방향 문화교류의 철학과 앞으로 출범할 사단법인 ‘메종 이음’의 비전에 대해 직접 들었다.

**Q. “한국의 봄이 프랑스에 피어났다면, 프랑스의 가을도 한국에서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신념이 인상적이다. 제2회 ‘프랑스의 가을’을 광주에서 개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방을 다니다 보면 늘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문화교류는 늘 서울이나 한쪽 방향으로만 흘러야 할까?’ 프랑스 낭트에서 15년 넘게 활동하며 ‘한국의 봄’ 축제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현지에 깊이 뿌리내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교류란 쌍방향으로 흐를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습니다. 한국의 봄이 프랑스에 피어났듯, 이제는 프랑스의 문화가 한국의 지역, 특히 풍부한 예향의 감성을 지닌 광주에서 깊은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술가와 장인, 요리사와 지역 주민이 직접 만나 서로의 삶과 창작을 나누는 진정한 만남의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이번 축제를 계기로 사단법인 ‘메종 이음’ 설립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일회성 축제의 화려한 불꽃이 꺼진 뒤에도 양국의 문화적 연대와 호흡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한 지속 가능한 기틀이 바로 ‘메종 이음’입니다. ‘메종 이음’은 개인의 삶과 이야기의 출발점인 집(Maison)이라는 공간적 의미에 사람과 사람, 도시와 도시, 국가와 국가를 잇는 연결(이음)의 철학을 담은 명칭입니다.

앞으로 프랑스의 ‘한국의 봄’과 한국의 ‘프랑스의 가을’을 유기적으로 잇는 든든한 상설 교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Q. 예술감독으로서 메종 이음에서 본인의 역할을 ‘크레인’에 비유했다. 어떤 뜻인가?**

"예술가로서 제가 모든 것을 직접 다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 역할을 굳이 비유하자면 ‘건물을 세우는 크레인’에 가깝습니다.

하나의 건물을 세울 때 크레인은 눈에 가장 잘 보이는 존재이지만, 그 자체가 건물의 주인공은 아닙니다. 필요한 자재를 제때 필요한 곳으로 옮기고, 각 분야의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한 층 한 층 건물이 올라가게 합니다. 하지만 크레인이 중심을 잃거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자재와 기술이 있어도 튼튼한 건물을 세우기 어렵지요.

예술가와 장인, 요리사와 기획자, 지역과 기관, 그리고 한국과 프랑스 사이에 흩어져 있는 좋은 사람과 자원을 발견하고 연결해, 각자가 가장 필요한 자리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고 싶습니다.”

**Q. 프랑스 SPEDIDAM이 선정한 ‘이 시대를 대표 음악가(Génération SPEDIDAM)’에 한국 전통악기 연주자로서는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프랑스 현지에서의 예술 활동과 문화교류 경험은 ‘메종 이음’을 구상하는 데 어떤 바탕이 되었나?**

"SPEDIDAM이 주관하는 ‘Génération SPEDIDAM’은 프랑스 현지에서 예술적 독창성과 성장 잠재력을 지닌 차세대 아티스트들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한국 전통 악기 연주자로서는 최초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지만, 그보다 프랑스 무대가 우리의 음악적 언어를 단순한 ‘이벤트성 타문화 소개’가 아니라 이 시대의 살아있는 예술로 온전히 인정해주었다는 점에서 뜻깊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음악가로 활동하며 부딪히며 배운 것은, 예술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관객이나 행정 기관과의 일방적인 소통이나 단발성 지원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장인과 예술가들이 일상 속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방식으로 삶과 예술을 연결하는지 온몸으로 겪어냈지요.

당시 현지 예술가들과 부대끼며 쌓은 깊은 신뢰와 네트워크는 단순히 공연을 몇 번 더 성사시키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자양분이 되어, 양국의 문화적 자원과 사람이 단단하게 엮어지도록 돕는 상설 플랫폼이자 구조물인 ‘메종 이음’을 설계하는 가장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었습니다.”

**Q. 메종 이음이 단순한 예술 교류를 넘어선 복합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문화와 예술은 그 자체로 소중하지만, 지역 사회와 산업의 숨결과 함께할 때 더욱 단단해집니다. 메종 이음은 예술 교류에 머물지 않고 두 가지 실질적인 확장성을 가져갈 것입니다.

하나는 지역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글로벌 무대 경험을 제공하는 현장 실증(PBL) 프로젝트이고, 다른 하나는 우수한 로컬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을 돕는 B2B 판로 개척입니다. 일회성 축제가 끝난 뒤 사라지는 조직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신뢰를 바탕으로 문화·예술뿐 아니라 지역 산업, 교육, 관광까지 잇는 복합 플랫폼으로 오랫동안 성장하는 ‘한·불 문화교류의 집’을 짓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입니다.”

**Q. 앞으로 ‘메종 이음’과 함께 그려갈 장기적인 꿈이나 개인적인 바람은 무엇인가?**

"메종 이음이 어느 한순간 반짝이고 사라지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양국 청년들과 예술가들이 언제든 찾아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는 수많은 인연들이 이 공간을 통해 영감을 얻고,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다리를 놓아가는 것, 그것이 제가 거문고를 타며 꿈꾸는 가장 아름다운 하모니이자 바람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정주 감독의 거문고 선율이 언제나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악기의 타현을 넘어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단단한 진심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낭트에서 광주로, 다시 세계로 이어지는 그의 걸음은 문화예술이 지닌 진정한 치유와 연대의 힘을 증명해 보인다.

‘메종 이음’이라는 이름처럼, 양국의 예술가와 시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따뜻한 집을 짓듯 신뢰를 쌓아가기를 기대한다. 일회성의 화려한 포장 대신, 서로의 삶에 스며들어 오랜 세월 무너지지 않는 깊은 우정을 나누는 보금자리. 그 튼튼한 다리 위에서 한·불 문화교류가 더 넓은 세상으로 비상하고, 국경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동행이 앞으로도 끝없이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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