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근로자들의 잇따른 백혈병 발병 사태에 대한 당국의 역학조사 발표에 반발하고 있는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은 18일 항의 밤샘농성 끝에 당국의 정정 해명자료 배포를 조건으로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원일보 2008년 12월 31일 자 참고>

반올림 회원 10여 명은 지난해 12월 29일 한국산업안전공단이 발표한 '반도체 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 결과가 백혈병 위험 축소 왜곡됐다며 이의를 제기하며 수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15일 오후 2시부터 인천시 부평구 구산동 산업안전공단 앞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반올림은 공단 이사장, 연구원장 등과 면담을 벌인 끝에 자정께 공단이 발표한 역학조사 결과 보도자료 내용의 일부 잘못을 인정하고 정정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하기고 합의했다.

또 개별역학 조사 자료의 왜곡과 부실을 보완, 수정하기 위해 유가족에게 조사자료 전체를 공개하고, 유가족의 의견을 반영해 심의보고서 재작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오는 20일 예정된 역학조사 평가위원회를 연기하는 한편, 위원회에 유가족이 추천하는 평가위원(산업의학 등 전문가) 2명을 추가하기로 했다.

반올림은 이날 공단 측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합의함에 따라 밤샘농성을 해제하고, 19일 오후 2시 공단 앞에서 합의사항 이행과 업무관련성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반올림 관계자는 "백혈병 발생과 사망위험을 단순히 일반인 집단과 비교해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식의 공단 측 발표는 인정할 수 없었다"면서 "반도체 백혈병 피해 노동자들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도록 제대로 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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