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탑동 아이스링크장에서 김현지 선수가 멋진 폼으로 빙상훈련을 하고 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슥~, 슥~.’

지난 23일 수원시 탑동 아이스링크장. 차디찬 빙판을 홀로 지치는 금속성 소리가 링크장의 고요를 가르고 있었다. 경쾌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스케이트날의 주인공은 바로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 졸업반 여학생 김현지(20·장안구 파장동) 양.

김양은 고2 여름방학때 특강으로 스케이트를 처음 배웠다. 현지 양은 지도교사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듣고 더욱 열심히 매진하게 됐다. 1년 6개월 만에 얻은 실력에 주변을 놀라게 했다. 

“중학생 때 텔레비전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이 너무 멋졌어요. 그래서 스케이트를 꼭 배워보고 싶다고 다짐했지요.”

김 양의 눈빛은 진지하고  빛났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는 김 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수영을 한 달, 중학생 때 배드민턴 3년을 배웠다. 동호회 테니스 선수인 아버지의 영향이라고.

현지양은 “스케이트를 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물론 훈련을 하다 보면 힘들지만 참고 열심히 하는 거예요”라며 씩씩했다.

현지양은 다른 쇼트트랙 선수와 차이점이 있다. 3살 때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은 일반인과 차이가 없었다.

현지 양과 1년여를 같이 한 송혜정 지도교사에 따르면 “현지는 대표 선수를 제외하고 경기도에서 스케이트를 제일 잘 타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1000m에 1분 11초를 기록했고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송 교사는 “배우는 속도가 빨라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나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지 부모님의 반대로 한때 진통을 겪어야 했다. 이제는 부모님이 오히려 더 대견스러워 한다고.

현지 양은 탑동 아이스링크장에서 쇼트트랙 스케이트 선수로서 훈련을 받지만 보조교사로서 아이들도 가르친다.

김 양은 스케이트에 대해 ‘자신감을 주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자신들과 다르다는 남들의 편견 때문에 중학교 때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는 그는 스케이트를 타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덕분에 친구들도 더 많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현지양은 스케이트 꿈나무 어린이들을 가르치려는 욕심이 커 지난해 12월 18일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 3급(빙상)을 땄다.

현지 양은 오는 2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열리는 91회 전국동계체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 수상경력

-2010 한국스페셜올림픽 동계체육대회 500m 우승
-2010 제5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국민생활체육 전국스케이팅대회 고등부 500m 2위, 800m 1위
-2010 꿈나무발굴 경기도장애인빙상대회 500m 1위, 1000m 1위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