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여파에 대표적인 서민 외식메뉴인 삼겹살과 돼지국밥 등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최근 의정부시와 양주시내 식당가에 따르면 돼지고기 도매가 인상으로 일부 식당가는 삼겹살 판매 가격을 20~30%가량 인상했으며, 돼지고기가 주 재료인 탕수육이나 돼지국밥, 족발 등도 10% 가까이 인상됐거나 인상될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시 의정부 2동 한 고기 식당은 지난달 말 생삼겹살 1인분 가격을 7000원에서 9000원으로 인상했다.

식당 측은 “돼지고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더 이상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는 가게를 유지해 갈 수가 없다”며 “다른 식당에서도 가격을 올리거나 양을 줄이는 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시 덕계동의 돼지국밥 전문식당은 최근 국밥과 수육을 각각 500원, 3000원씩 인상했다.

식당 주인 이모(42·여)씨는 “국내산 고기만 쓰다가 수지가 너무 안 맞아서 수입산을 7대 3으로 섞어 쓰고 있는데도 마진이 너무 줄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며 “처음에는 손님들이 불만을 토로했지만, 돼지가격이 너무 오르니까 이제 공감해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많은 식당가들이 삼겹살 가격을 1000~3000원 가까이 올리거나, 같은 가격에 고기양을 줄여서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식당들 대부분은 “설이 지난 후 가격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혀 설 이후 서민 외식물가는 더욱 폭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돼지고기 1㎏의 전국 도매시장 경락 평균가격(1등급 기준)은 전일에 비해 227원 오른 8451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평균 4454원에 비해 89.7%, 전년 1월 3984원에 비해서는 112.1% 오른 것으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상승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소매가격 역시 도매가격에 따라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밝힌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26일 현재 1만57원으로, 1주일 전인 19일의 8665원, 12월 말 8148원, 지난해 1월 7977원에 비해 각각 16%, 23%, 26% 상승했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물론 구제역의 영향 때문이다. 살처분·매몰된 돼지가 250만 마리를 넘어선 데다, 가축 이동제한 등으로 도축장 반입량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닭고기와 계란 또한 AI 확산으로 산지 출하량이 줄면서 크게 오르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통계 자료에 따르면, 1일 현재 도계 한 마리(중품 1㎏ 기준)의 전국평균 소매가격은 26일보다 208원 오른 5984원으로 조사됐다.

AI가 발생하기 전인 한 달 전의 5280원에 비해 704원(13.3%) 오른 가격이다. 계란 역시 산란율 저하 영향으로 26일의 2037원보다 14원 상승한 2051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1889원에 비해서는 162원(8.6%%) 올랐다.

이에 비해 한우 1㎏(거세우 1등급 기준) 가격은 지난 5일 1만4260원으로, 지난달 평균 1만4678원, 지난해 1월 평균 1만7340원에 비해 오히려 각각 2.8% 와 17.8%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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