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진 한파에 꽃 가격은 오르고 수요는 감소하면서 졸업식 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예상보다 수요가 적어 졸업시즌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오히려 상승했던 꽃 가격이 떨어지는 기현상까지 연출되고 있다.

 졸업시즌임에도 꽃 시장의 인기가 시들한 것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꽃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꽃보다 실용적인 선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21일 오전 10시께 졸업식이 열린 A중학교 앞.

6개 가량의 노점이 축하용 꽃다발을 팔고 있었다. 졸업식 방문객이 앞을 지나가면 3~4명의 상인들이 ‘꽃을 사라’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발걸음을 멈추고 꽃을 구경하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꽃 가격을 물어보고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손님의 수보다 상인의 수가 더 많아 보일 정도로 노점 앞이 한산했다.

3년 전부터 졸업시즌에 꽃을 팔고 있다는 김유미(24)씨는 “작년에는 10시 30분쯤이 되면 꽃다발 열 개를 넘게 팔았었는데 오늘은 네 다발 밖에 팔지 못했다”면서 “작년에는 2만원대의 꽃도 팔렸지만 오늘은 만원짜리 꽃다발만 팔렸다”고 전했다.

김씨는 “오전 7시쯤부터 학교 앞에 나와 준비했는데 인건비도 안 나오게 생겼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꽃 상가 앞에서 꽃을 고르다 결국 발길을 돌린 학부모 김정미씨는 “졸업식엔 그래도 꽃다발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사려고 했지만 백합이랑 장미 2~3송이 섞여 있는 게 1만원이 넘었다”며 “꽃값을 아껴 아이에게 근사한 밥을 먹이거나 용돈을 주는 게 나을 것 같아 꽃다발을 사지 않았다”고 말했다.

꽃 시장 관계자는 “졸업식에 인기가 좋은 장미, 프리지어, 백합 등의 가격이 모두 예년과 비교해 20~30%가량 상승했다”면서도 “지난 연말부터 꽃 가격이 폭등했다가 수요가 없어서 오히려 지난 10~11일부터는 가격이 차츰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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