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세금 사건일지] 2046년, 아흔여섯의 출근길…“가업승계 특례자 40.8%가 10년 더 소급대상”

> 초과세수 63조 역대 최대의 해, 가업상속공제 요건은 10년에서 30년으로

- 매체: 수원일보 — 수원·화성·용인 경기남부 뉴스 · 1989년 창간 37년, 경기도 제1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경기 아 00001)
- 기자: 최훈민 기자
- 발행: 2026-10-07T09:34:29+09:00 · 수정: 2026-10-07T09:34:29+09:00
- 섹션: 경제
- 원문(캐노니컬):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L2610041700052f0c
- 인용 표기: 수원일보, “[내 세금 사건일지] 2046년, 아흔여섯의 출근길…“가업승계 특례자 40.8%가 10년 더 소급대상””, 2026-10-07,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L2610041700052f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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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46년의 출근길. 가업상속공제 개편이 설계하는 미래를 형상화한 일러스트)

(사진: 2046년의 출근길. 가업상속공제 개편이 설계하는 미래를 형상화한 일러스트 /수원일보)

#. 2046년 어느 월요일 아침, 아흔여섯의 박 대표는 여전히 공장으로 출근한다. 서른여섯에 세운 회사다. 아들은 환갑을 넘겼고, 승계 서류는 20년째 서랍 안에 있다. 그가 은퇴하지 못하는 이유는 건강도 열정도 아니다. 지금 물러나면, 정확히는 지금 세상을 떠나면 회사가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물은 가상이다. 그러나 아래 숫자는 전부 실제다.

정부가 지난 8월 3일 세제개편안에서 내놓은 가업상속공제 개편은 요건 강화가 뼈대다. 공제를 받기 위한 피상속인의 최소 경영기간을 10년에서 30년으로 늘리되, 20년을 채웠다면 부족한 기간만큼 사후관리를 연장하도록 했다. 사후관리 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빵을 굽지 않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로 상속세를 피하는 식의 악용을 막겠다는 취지이고, 공제 한도를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올린 것은 당근으로 끼워 넣었다. 이 개편이 그대로 시행되면 어떤 미래가 만들어지는지, 국세청 통계 속 평균적인 인물들의 시간표로 옮겨 보면 이렇다.

**미래 사건일지, 어느 승계의 기록**

△2024년 = 경기 남부에서 15년째 부품공장을 돌리던 김 대표, 아들에게 지분 전부를 증여했다.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를 받았고, 당시 요건이던 경영기간 10년은 넉넉히 채운 뒤였다. 설계대로라면 상속 시점에 가업상속공제로 세 부담을 덜 수 있었다. △2026년 8월 = 세제개편안 발표. 김 대표의 경영기간은 지분을 전부 증여한 날 15년으로 고정돼 있다. 바뀐 하한선인 20년을 채울 방법이 없다. 어떤 노력으로도 공제 대상에 돌아갈 수 없게 됐다. △같은 해, 경영 10년차에 일부 증여를 시작한 76세 박 대표의 계산은 더 가혹하다 = 바뀐 요건을 채우려면 20년을 더 경영해야 한다. 96세까지다. △2046년 = 이 글의 첫 장면으로 돌아간다.

가상의 연표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이 국세청 숫자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정성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두천·연천)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를 적용받은 증여자 1,278명 가운데 522명(40.8%)이 증여 당시 경영기간 10~20년 구간에 있다. 개편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최대 10년을 더 경영해야 하는 사람들이고, 그중에는 실제로 96세까지 일해야 요건을 채우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으로 넓히면 특례 적용자는 1,955명, 증여재산 가액은 3조7,195억원에 달한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타이밍이다. 올해 나라 곳간에는 세금이 넘친다. 반도체 호황과 증시 랠리에 힘입어 초과세수가 63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금이 모자라 걷을 곳을 찾아야 하는 해가 아니다. 그런 해에 정부는 제도를 믿고 승계를 시작한 사람들의 세 부담을 소급해 늘리는 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다.

악용은 막아야 한다. 그러나 악용 차단은 업종과 실질을 따지는 핀셋으로 가능한 일이다. 요건을 일괄 세 배로 올리는 방식은 성실하게 승계를 준비해 온 다수를 소급으로 때리는 과잉이다. 세금은 국민과 국가 사이의 약속이고, 그 약속의 생명은 예측 가능성이다. 수십 년에 걸쳐 설계하는 가업 승계가 발표 하루로 뒤집힌다면, 기업인이 국가의 제도를 믿고 장기 계획을 세울 이유가 사라진다.

이것은 경기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제조 중소·중견기업이 가장 많이 모인 지역으로, 창업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승계를 준비 중인 기업이 밀집해 있다. 승계가 막힌 기업의 선택지는 매각이나 청산이고, 그 비용은 지역의 일자리와 산업 기반이 치른다.

불확실성을 줄일 장치도 거론된다. 정부안은 가업상속공제 적용 여부를 심사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했는데, 납세자는 상속세를 신고하는 시점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수십 년을 준비한 승계의 성패를 마지막 순간까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상속 전에 공제 가능 여부를 미리 판단받는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하거나, 국세청 업종코드 기준으로 가업을 법령에 정의해 자동 적용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정성호 의원은 "제도를 크게 바꿀수록 더 치밀한 고민과 세심한 배려가 전제돼야 한다"며 경과조치와 사전심사 외에도 현장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심의에서는 최소한 개정안 발표일 이전 증여분에 종전 규정을 적용하는 경과조치가 검토될 전망이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2046년의 그 아침은 아직 오지 않았다. 국회가 경과조치를 넣으면 이 일지는 소설로 남고, 넣지 않으면 기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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