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지금은 문화(文話) 시대] 부마민주항쟁, 오늘의 민주주의를 비추는 거울

> 독재에 맞선 부산·마산 시민의 용기, 한국 민주주의의 이정표
> 정치적 자유와 사회적 공정, 시민의 연대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
> 헌법 전문 수록은 과거의 기념을 넘어 민주주의 가치를 계승하는 일

- 매체: 수원일보 — 수원·화성·용인 경기남부 뉴스 · 1989년 창간 37년, 경기도 제1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경기 아 00001)
- 기자: 최승호 문화에디터
- 발행: 2026-10-16T21:28:09+09:00 · 수정: 2026-10-16T21:28:09+09:00
- 섹션: 오피니언 > 지금은 문화시대
- 원문(캐노니컬):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L261016211114884f
- 인용 표기: 수원일보, “[칼럼] [지금은 문화(文話) 시대] 부마민주항쟁, 오늘의 민주주의를 비추는 거울”, 2026-10-16,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L261016211114884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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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문화(文話) 시대]-12

(사진: [부산=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부산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47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10.16. bluesoda@newsis.com)

(사진: [부산=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부산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47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10.16. bluesoda@newsis.com /뉴시스)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의 거리는 유신독재에 항거하는 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야당 총재 김영삼의 국회의원직 제명까지 겹치자 시민들의 분노는 거리의 저항으로 폭발했다. 대학생들이 먼저 포문을 열었고, 노동자와 상인 등 평범한 시민들이 대거 가세하면서 항쟁은 지역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민주화운동으로 확산했다.

부마민주항쟁은 유신체제의 균열을 가속화한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 전환점이다. 그해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피살로 이어진 정국 변화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으며, 유신체제 종식을 끌어낸 실질적 배경이 되었다. 정부는 부산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마산·창원 일대에 위수령을 발동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그러나 거리의 시위를 억누를 수는 있었어도 그 목소리를 낳은 사회적 원인까지 없애지는 못했다.

권력은 언제나 시민의 자유를 압살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부마항쟁은 권력이 어디까지 행사될 수 있으며 시민의 기본권은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가를 우리 역사에 또렷이 각인시켰다.

47년이 지난 오늘, 우리가 다시 부마민주항쟁을 돌아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한 역사적 기념에 그치지 않고, 47년 전 거리에 울려 퍼졌던 요구가 오늘의 민주주의 속에서 얼마나 온전히 실현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의 저항이 역사를 움직였다**

부마민주항쟁은 특정 정당이나 조직된 정치 세력만의 성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각기 다른 처지의 시민들이 정치적 억압에 대한 불만과 자유를 향한 열망을 공유하며 자발적으로 저항의 폭을 넓혀간 사건이었다. 민주주의의 진짜 주체는 권력자나 정치인이 아니라 삶의 현장을 지키는 평범한 시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증명해 보였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단순한 제도나 법률의 구색을 갖추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권력이 법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행사되는지, 시민의 비판과 감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더 핵심이다. 권력에 대한 견제가 약해지면 민주주의의 토대는 언제든 흔들릴 수밖에 없다.

또한 민주주의의 성숙은 시민의 일상적인 삶과 직결되어 있다. 부마민주항쟁의 밑바탕에는 정치적 자유에 대한 갈망뿐 아니라 누적된 경제적 양극화와 삶의 불평등에 대한 불만도 짙게 깔려 있었다. 오늘날 역시 마찬가지다. 일자리와 주거 불안, 불평등이 심화한다면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성과를 삶 속에서 체감하기 어렵다.

정치적 자유와 사회적 공정은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공정한 규칙 아래 자신의 삶을 꾸릴 기회를 얻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시민의 일상에 깊이 뿌리내린다.

**다름을 적으로 돌리지 않는 포용의 연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정치적 갈등은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진영 간의 적대감만 극대화되는 양상이다. 견해가 다른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배제하고, 자당의 잘못에는 관대하면서 상대의 실수에는 가혹한 엄벌주의적 잣대를 들이대는 일상이 반복된다. 민주사회에서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를 대화가 불가능한 적대와 불신으로 키우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천을 파괴하는 일이다.

부마민주항쟁이 남긴 연대의 교훈은 모두가 동일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서로 다른 처지와 의견을 가진 이들이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을 잡았던 지혜에 있다. 다수의 지지가 모든 결정을 정당화할 수는 없으며, 소수의 의견 역시 배제될 수 없다. 대화와 타협은 원칙의 후퇴가 아니라 이해관계를 조정해 공동체가 감당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을 찾는 민주적 과정이다.

정치권의 책임은 더없이 무겁다. 갈등을 부추겨 팬덤과 지지층을 결집하는 편의주의를 버리고, 사회 전체의 이익을 고민하는 책임 정치를 보여야 한다. 시민 역시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누구에게나 동일한 민주적 기준과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기억을 오늘의 책임으로, 그리고 헌법으로**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과거를 추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억을 오늘의 책임으로 이어가는 일이다. 부마민주항쟁의 역사를 어느 한 정치세력의 전유물로 삼아서도 안 된다. 독재에 맞서 자유와 권리를 요구했던 시민들의 뜻은 특정 이념이나 진영을 뛰어넘는다. 과거의 권력을 평가할 때 적용했던 기준은 오늘의 권력을 바라볼 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이제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헌법적 가치로 확실히 계승할 때가 되었다. 현행 헌법 전문은 3·1운동과 4·19민주이념의 계승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등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저항과 희생을 명시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어떤 역사를 존중하고 다음 세대에 어떤 가치를 물려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핵심 과제다.

47년 전 부산과 마산의 시민들이 거리에 서서 요구했던 자유와 공정, 민주주의의 가치는 오늘에도 변함없이 유효하다. 항쟁의 정신을 이어가는 길은 과거의 구호를 되풀이하는 데 있지 않다. 권력에는 단호하게 책임을 묻고, 법과 원칙을 지키며, 차이를 대화로 조율하고,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오늘의 실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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