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소방은 '재정 빨대'가 아니다, 국가직의 약속을 완성하라

- 매체: 수원일보 — 수원·화성·용인 경기남부 뉴스 · 1989년 창간 37년, 경기도 제1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경기 아 00001)
- 기자: 수원일보
- 발행: 2026-10-19T18:37:18+09:00 · 수정: 2026-10-19T18:38:16+09:00
- 섹션: 오피니언
- 원문(캐노니컬):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L26101917325826cc
- 인용 표기: 수원일보, “[사설] 소방은 '재정 빨대'가 아니다, 국가직의 약속을 완성하라”, 2026-10-19, https://www.suwon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L26101917325826cc

---

순직 소방관의 영결식이 엄수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소방이)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추미애 경기지사의 '재정 빨대' 발언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추 지사가 발언 엿새 만에 소방관들에게 고개를 숙인 바로 그날, 같은 당 의원이 같은 언어를 다시 꺼냈다. 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를 보내는 날이었다.

(사진: [부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부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노제 행렬이 19일 경기도 부천소방서 오정 119안전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6.10.19. photo@newsis.com)

(사진: [부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부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노제 행렬이 19일 경기도 부천소방서 오정 119안전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6.10.19. photo@newsis.com /류현주 / 뉴시스)

발언의 취지를 모르지 않는다. 부 의원은 소방 인건비와 지원 비용의 90%가량을 지방이 부담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해결을 주문했다.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언어다. '빨대', '쭉쭉 빨아먹는다'는 표현에는 소방을 국민 안전의 주체가 아니라 재정의 짐으로 보는 시각이 깔려 있다. 틀린 말로 옳은 주장을 하면 주장까지 의심받는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 1일 국가직이 됐다. 2019년 11월 소방공무원법과 소방기본법, 지방교부세법 등 관련 법률 6건을 제정하고 고쳐 만든 변화였다. 이유는 하나였다. 불은 지역을 가리지 않는데 소방관의 처우와 장비는 사는 지역의 재정 형편에 따라 달랐기 때문이다. 같은 국가적 임무를 수행하면서 처우가 다른 모순을 없애자는 것, 어느 지역 주민이든 같은 수준의 소방 서비스를 받게 하자는 것이 전환의 본뜻이었다.

그러나 신분만 국가직이 됐을 뿐 구조는 그대로다. 소방사무는 여전히 지방자치법상 광역자치단체의 자치사무로 남았고, 올해 소방예산의 국비 비중은 10.7%에 그친다. 인건비의 90% 이상을 지자체가 부담한다. 전환 전 1% 수준이던 인건비 국비 비중이 9%까지 오르는 데 그친 채 6년이 흘렀다. 그 결과 보호 장비 10개 중 4개가 사용 기한을 넘겼고, 내년 소방안전교부세는 27.6% 삭감된다. 경기도만 해도 2027년 소방 인건비가 1조 1000억 원에 이른다. 재정 갈등은 이 어정쩡한 구조가 만든 예고된 충돌이다.

그래서 국비 부담 확대 논의는 필요하다. 다만 출발점이 달라야 한다. '광역 재정이 힘드니 중앙이 가져가라'는 떠넘기기 논리라면, 중앙 재정이 어려워지는 순간 소방은 또다시 뒷전으로 밀린다. 국가가 소방 재정을 책임져야 하는 이유는 지방의 곳간 사정이 아니다. 어느 지역에 살든 국민이 같은 수준의 소방 서비스를 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경기와 지방 재정 형편을 타지 않는 안정적인 재정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가직 전환이 국민과 소방관에게 한 약속이 바로 그것이었다.

국회가 할 일은 소방을 빨대에 비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약속을 법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소방사무의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인건비의 단계적 국비 전환 로드맵과 소방안전교부세의 안정적 확충 방안을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순직 소방관의 영결식 날 국정감사장에서 나왔어야 할 말은 '빨아먹는다'가 아니라 '책임지겠다'였다.

---
매체: 윤리강령·열린보도원칙·AI 활용 준칙 공개(https://www.suwonilbo.kr/policy.html) · 취재편집국 기자 프로필(https://www.suwonilbo.kr/reporter.html)
최신 기사: https://www.suwonilbo.kr/rss.xml · 사이트 안내: https://www.suwonilbo.kr/llms.txt · 이 기사 JSON: https://www.suwonilbo.kr/api/article?id=L26101917325826cc
모든 기사 URL은 `?format=md` 를 붙이면 이 마크다운 형식으로 제공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