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서동영 기자] 정조대왕이 직접 쓴 현판인 ‘어제화성장대시문’이 꼼꼼한 고증을 거쳐 복원돼 수원화성 서장대에 다시 걸렸다.
수원시는 '어제화성장대시문 복원사업'을 지난 20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어제화성장대시문은 1795년 정조가 서장대에서 장용영의 군사훈련 참관 후 만족감을 표현한 시를 새긴 현판이다. 글씨는 정조가 직접 썼다.
시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현판 원본을 복제했다. 「화성성역의궤」 기록에 따라 잣나무를 사용했고, 고증 결과에 따라 바탕은 하얀색, 글자는 검은색으로 칠했다. 왕의 시문 현판은 높은 위계의 칠보문(七寶紋)을 작용하는 게 타당하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테두리에 칠보문을 그렸다. 시문 현판은 원래 서장대 2층에 있었지만, 시민이 쉽게 볼 수 있도록 1층에 걸었다.
이로써 서장대는 수원화성에서 유일하게 어제(御製, 왕이 지은 글), 어필(御筆, 왕이 쓴 글씨) 현판이 함께 게시된 건축물이 됐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현판 복원 작업은 서장대는 물론 수원화성의 팔달문·장안문·화서문·창룡문·화홍문·화성장대·연무대·방화수류정·화양루 등도 포함됐다. 문화재청이 예산을 지원했다.
시는 2014년 “수원화성 현판이 일제강점기 편찬된 「조선고적도보」 등에 수록된 사진과 다르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후 「화성성역의궤」에 기록된 단청재료, 근대 사진 자료 등을 비교·분석해 수원화성 현판 원형 고증 작업을 진행했다. 고증 결과 수원화성 현판의 바탕은 하얀색이고, 글자는 검은색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현판은 검은색 바탕에 하얀색 글자였다.
또 팔달문 등 8개 현판(방화수류정 제외) 테두리는 팔달문 문양흔적조사 결과를 반영해 황색 바탕에 연화문(연꽃 무늬)과 당초문(식물덩굴 무늬) 문양을 그렸다.
수원시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정조 시문 현판이 서장대에 게시돼 화성의 군사지휘소로서 서장대 위상이 잘 드러나고, 수원화성의 가치도 더 높아질 것”이라며 “시문 현판과 수원화성 9개 현판은 「화성성역의궤」와 「정리의궤」 기록과 과학적 조사기법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원형을 고증해 복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