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대행이라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남경필 의원의 '뼈 있는 농담'도 행정도시법 국회 통과 이후 불거진 한나라당 갈등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나.
한나라당은 9일 국회 예결특위장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행정도시법 국회 통과에 대한 당내 책임 소재와 갈등 수습방안 등을 놓고 의원들간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의원총회는 행정도시법 국회 통과에 반대하는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 이른바 '수도지키기 투쟁위원회'(수투위) 소속 의원들의 요구로 열리게 됐다.
의총에서는 반 박근혜(반박) 노선을 걷고 있는 선두그룹인 수투위 소속 의원들과 당 주류인 친 박근혜(친박) 그룹간에 날카로운 대결 양상이 빚어졌다.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로 원내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된 남경필 의원은 유머를 동원한 모두 발언을 통해 그동안 빚어졌던 두 그룹간의 갈등 수습을 위해 유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 노력했다.
실제로 남 의원은 "원내대표 직무대행을 하게 되다니 가문의 영광이다. 내친 김에 원내대표 경선을 연기해 (직무대행 체제를) 3개월 정도 연장했으면 좋겠다.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라는 말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도했다(실제로 몇몇 의원이 "좋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어서 남 의원이 발언에 나설 의원들에게 격한 표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음은 물론이다. 그는 "활발한 토론은 필요하다. 그러나 서로의 표현과 말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 '비열하다' '팔아먹었다'는 말은 자제되어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원색적으로 비판을 던진 수투위 소속 의원들에게 발언 수위를 조절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농담까지 섞어가며 당내 갈등 봉합에 나선 남 의원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이날 의총에서 수투위 소속 의원들은 행정도시법 통과 전후 당 지도부의 행보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심지어 박근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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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한나라당 수도지키기 투쟁위원회에서 주최한 <수도분할 저지를 위한 긴급 대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김문수의원. /여의도통신 김진석 | ||
특히 수투위 소속인 안상수 의원은 "박 대표도 함께 사퇴하고 7월 전당대회를 열어 관리형 대표를 뽑아야 한다"며 박근혜 대표 책임론을 집중 거론했다.
김문수 의원도 "천막 당사 시절에서 시간이 지나자 갈수록 당내 위기 의식이 사라지고 있다. 박 대표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다"며 거듭 박 대표를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표는 "(행정도시법에는) 찬반이 있을 수 없다. 당이 하나가 돼서 한 목소리를 내고 나가야 한다"며 일부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원내대표 직무대행으로 첫 의총을 치러야 했던 남경필 의원으로서는 '농담'과 '뼈 있는 호소'만으로는 당내 갈등을 해소할 수 없음을 절감해야 했던 순간이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