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나 떨고 있니?"

현역의원 중앙위원 선거 낙마 소식에 긴장대의원 접촉빈도 늘리며 이름 알리기 골몰

"3D가 아니라 33D입니다."

열린우리당 경기도당 중앙위원에 출마한 이기우 의원을 돕고 있는 한 보좌관의 푸념 아닌 푸념이다.

요즘 국회는 속된 말로 널널하다. 임시국회가 끝나기 무섭게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휴가 아닌 휴가를 즐기고 있는 보좌진이 적지 않다. 그러나 경기도당 중앙위원 출마를 선언한 이기우 의원실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휴가는커녕 선거전(選擧戰)이라는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경기도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중앙위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이 의원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이 의원은 의원회관을 돌며 경기도 연고 의원실을 방문하는 한편 대의원을 상대로 직접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했다.

2천400여명에 달하는 대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거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게 한 보좌관의 설명이다.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이기우 의원을 비롯한 도당 중앙위원 출마 후보들은 대의원을 상대로 '이름 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메일과 문자발송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모 후보는 아예 용역업체에 의뢰해 전화홍보를 했다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경기도당 중앙위원 출마를 선언한 이석현(안양 동안갑) 이종걸(안양 만안) 의원에 비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이기우 의원으로서는 대의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한 묘수 짜내기에 갑절의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대의원을 상대로 한 이메일 발송을 비롯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한 지지 호소 등 선거규정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사이버 정치'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 출마 후보들 사이에서는 '저인망식 대인접촉'이라는 고전적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하루에 각 지역의 당원협의회 행사 등 당원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찾아다니느라 평소보다 '정치동선'도 상당히 늘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경기도인 만큼 하루에 4차례 정도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거의 초인적인 수준의 체력과 노하우를 요구한다는 것이 이 의원을 직접 수행하는 한 보좌진의 설명이다.

현역 의원이라는 프리미엄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기우 의원실이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이유는 더 있다. 지난 12일 열린 전남도당과 광주시당 중앙위원 선거 결과 현역의원이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주시당 중앙위원 선거에서는 현역인 김태홍 의원이 탈락하고 김재균 광주 북구청장이 1위를 차지해 광주시당 위원장에 선출되는 '이변'이 벌어졌다. 그나마 양형일 의원이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이미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뒤였다.

과거 전당대회에서 지구당 위원장은 현역 의원이나 현역 의원 계파끼리 '나눠먹기' 식으로 진행돼왔던 관행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변화는 기간당원제도가 도입되면서 대의원의 표심이 현역 의원이라고 해서 절대 우호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이변 때문에 오는 26일 있을 경기도당 대의원대회에 출마한 현역 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항간에서는 의원들과 어느 정도 친분 관계가 있는 일부 당원협의회장과 대의원들의 표심이 달라 이번 대의원대회가 예측불허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경기 남부권을 대표해 도당 중앙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이기우 의원으로 하여금 이번 대의원대회를 만만히 볼 수만은 없게 만드는 대목이다. 대의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이 의원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는 26일 대의원대회에서 판결날 것이다.

대회전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