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노리는 것은 출병?

[취재수첩] '강경발언'만 되풀이한 독도특위

"독도가 국방백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됐다."(송영선 한나라당 의원)
"(일본이) 노리는 것이 뭐냐, 출병하겠다는 것이다."(김광원 한나라당 의원)
"역사적 왜곡에 대처하는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신중식 열린우리당 의원)

   
▲ 여의도통신 김동현 기자
21일 국회에서 열린 독도수호 및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대책 특별위원회에서 쏟아진 말들이다.

이날 특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이른바 '조용한 외교'의 실패를 추궁하며 적극적인 대일외교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광원 한나라당 의원은 "한일어업협정에 독도에 대한 규정이 'not island', 즉 섬이 아니라고 표현되어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은 일본이 치밀하게 준비를 한 것이다. 일본이 노리는 것은 여차하면 출병하겠다는 것이다"라며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또 한일어업협정과 관련 "협정을 맺을 당시 (독도를) 바위라고 했다. 영토라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배타적으로 국방력을 행사해야 영토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안이한 대책을 다시 한번 집중 추궁했다.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도 이날 "독도가 우리나라 국방백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의 '조용한 외교'는 실패했다"고 몰아세웠다.

정부에 대한 공격은 여당 의원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일본이 우리 땅에 본적을 옮기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조용한 외교가 아니라 직무포기"라며 정부의 대일외교 대책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날 특위에서는 여야 의원들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대한 국민들의 반일감정을 인식한 듯 '출병' '외교적 실패' '국방력 행사' 등 강경한 발언을 잇따라 쏟아냈다.

덩달아 특위에 쏠린 언론의 관심도 컸다. 사진기자와 방송카메라 기자 등 30여명의 기자들은 연신 쏟아지는 의원들의 발언에 주목하며 플래시를 터뜨리기에 바빴다.

당초 민감한 외교적 상황이라는 이유로 특위를 비공개로 진행하려던 여야 간사들은 협의 끝에 뒤늦게야 회의 공개 방침을 정했다. 이날 특위가 국회 본청 특위 회의실이 아닌 의원회관 특위 회의실에서 열리게 된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특위에서 의원들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은 단 5분이었다. 문제의 심각성에 비하면 발언 시간은 터무니없이 짧았다. 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발언 시간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질문 답변 시간을 5분으로 하는 것은 (특위를) 통과의례로 비치게 할 우려가 있다"며 "오후에도 속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광원 한나라당 의원도 "을사조약이 체결된 지 100년이라는 긴 세월 끝에 5분 동안 질의하는 것에 합의했다"며 "위원장이 이런 것은 바꿔야 한다. 오후에라도 조정해서 충분하게 이야기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오전 10시 15분에 시작한 회의는 오후 1시 23분에 종료됐다. 다음 회의 일정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채였다. 회의가 끝나자 의원들과 기자들도 황급히 자리를 떴다.

특위 소속 한 야당 의원 보좌관은 "졸속 아니냐"는 질문에 "다음 회의 일정도 정하지 않고 이러다 결의문이나 채택하고 끝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재 국회에 설치된 특위는 10개에 이른다.

이들 특위는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다.

 '고구려사 왜곡 대책 특위'는 위원장조차 정하지 못한 채 7개월 동안 단 한 차례의 회의도 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앞다퉈 내놓은 독도 문제 해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날 특위는 한 의원의 말대로 100년을 기다려 5분을 '떠들고' 끝나버린 듯해서 더욱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