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와 여의도의 소통. '여의도칼럼'의 원래 취지였다.
풀뿌리의 예각(銳角)을 가지고 여의도로 상징되는 중앙정치와 한국사회 전체를 분석해보고 대안과 비전도 제시해 보자는 것이 이 코너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사정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지난 3주 동안 연속으로 친일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었거니와, 주변의 상황은 끊임없이 전국 차원의 현안과 관련해 발언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풀뿌리 시각이 끼여들 여지가 좁기만 하다.
이번에는 독도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지난 16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에서 의원 33명의 찬성으로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이 통과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그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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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환 여의도통신 대표기자 | ||
정부는 앞으로 일본에 강경한 자세로 대응하겠다는 '신독트린'을 발표했고, 국회는 독도특위를 열어 '조용한 외교'의 종식을 요구했다.
독도는 '그 누가 아무리 우겨도' 우리 땅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독도 문제는 역사교과서 왜곡,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와 함께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기도 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물론 달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먼저 그림자부터 살펴보면, 일본 우익의 암수(暗數)가 거기에 숨겨져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일본 우익은 독도 분쟁 등을 통해 일본 국민의 민족주의를 자극하고, 나아가 일본 사회의 우경화를 획책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는 4월 초에 일본 문부성은 역사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01년 일본 우익의 엄청난 여론전에도 불구하고 8개 교과서 중에서 후쇼사 교과서 채택 비율은 0.039%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비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10월에는 자민당 창당 50주년 행사가 열리는데, 이를 앞두고 자민당은 신헌법기초위원회(위원장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구성해 헌법 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평화헌법의 폐기를 통한 신군국주의 부활은 일본 우익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독도가 가리키는 달의 빛은 무엇인가.
이와 관련 필자는 인간개발연구원 조찬강연에서 만났던 두 사람의 발언에 주목한다.
'네덜란드의 개성상인' 박영신 보나미텍스그룹 회장은 "네덜란드가 유럽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한민국은 동북아의 허브(Herb)가 돼야 선진국으로 비상할 수 있다"면서 "동북아 허브의 성공 여부는 '세계 최대의 생산공장'인 중국과 '세계 최대의 R&D센터'인 일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사이언스파크협회(ASPA)를 이끌고 있는 이종현 경북대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좌청룡(일본)-우백호(중국) 매니저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물론 최근의 동북아 정세 속에서 이러한 주장은 자칫 공허한 이상주의로 비판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원성과 분노는 새로운 이상과 대안을 향한 징검다리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풀뿌리 세력은 일본 우익의 '행동부대(行動部隊)'로 나선 시마네현의 오류를 극복하고 동북아 매니저의 '첨병(尖兵)'이 되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독도가 가리키는 달의 참 모습이 아닐까.
정지환(여의도통신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