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촌오거리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8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50분께 박모(44) 경위가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동료와 술을 마시고 귀가한 박 경위는 자신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보관함을 통해 가족들에게 "괴롭다. 죽고 싶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 등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한편 약촌오거리 사건은 지난 2000년 전북 익산의 한 교차로에서 택시기사 유모(당시 42세)씨가 흉기에 찔려 살해당한 사건으로 당시 범인으로 지목됐던 최모(당시 16세)군은 항소심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지난 2010년 만기 출소했다.
이후 경찰의 강압수사, 구타, 증거 부실 등 수사 과정의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재심이 결정돼 광주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특히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다뤄진 이 사건에서 용의자로 지목된 최씨는 증거도 없었지만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진술을 했고, 이 사건으로 경찰들은 표창장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열린 재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관 2명은 당시 상황을 묻는 변호인과 검사의 질문에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인석에 앉은 경찰관은 "익산역에서 최씨를 경찰서가 아닌 여관으로 데려간 이유가 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밥을 먹이고 잠을 재우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 폭행한 사실이 있느냐. 다른 경찰관이 폭행한 것을 복격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없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당시 최씨가 15살이었는데 보호자도 없는 상황에서 조사하는 게 정상적인가'라는 질의에도 "(어떻게 된 경위인지)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관은 변호인과 반대신문에 나선 검사의 질문 대부분에 "그때 나는 일을 배우는 입장이었다. 내가 주도해 수사하거나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특진한 경찰관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없다" "포상을 받은 경찰관은 있느냐"는 질문에는 "1명이 경찰청장상, 3명이 지방청장상을 받았다. 나도 지방청장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 역시 비슷한 질문에 "오래된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