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할부사기 잇따라

"일시불로 싸게 판다" 속인후 대금 챙겨이동통신사에 정상적 할부계약으로 등록

할부 청구되는 휴대전화 기기비용을 일시불로 싸게 판다고 속여 판매한 뒤 대금을 챙겨 달아나는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또 할부금 부과에 항의하는 고객들에게는 수억원을 챙길 때까지 할부금을 대신 지급해주며 피해를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등 범행수법도 '지능적'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모 이동통신회사에 따르면, 이같은 수법의 사기행각으로 인해 현재까지 2천100여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전체 피해규모도 5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1월 사이에 모 이동통신사의 서울 종로구 대리점을 비롯해 8개 대리점에서 20만~ 35만원 상당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일시불로 구입했다.

50만~60만원 상당인 정상가격에 비해 크게 저렴한 가격이다 보니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임에도 2천여명의 고객들이 단말기를 구매하게 된 것.

하지만 이들이 일시불 계약으로 구입한 휴대전화는 정작 해당 이동통신회사에는 정상적인 기기비용이 매달 나뉘어 부과되는 할부계약으로 등록됐다.

게다가 매월 할부금이 부과되면서 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사기범들은 할부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방식으로 범행 기간 사기행각이 드러나지 않도록 숨겨왔다.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피해자들은 결국 해당 이동통신사에 항의했고, '단말기 선납금에 따른 사기건'으로 확인됐다.

이에 피해자들은 대리점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대리점측은 "사기를 저지른 판매원은 이미 도주했다"며 "피해보상 차원에서 일시불 대금은 환불해 줄 수 있지만, 할부대금은 모두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이동통신사 역시 "사기 장본인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다 보니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것 같다"며 "그러나 별도 독립법인인 대리점에서 발생한 피해인 만큼 회사측이 보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인터넷 '다음' 카페에 '휴대폰 피해자들의 모임(cafe.daum.net/0106jin)'을 만들어 피해사례를 모으는 한편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

피해자 김모(27·여)씨는 "대리점에서 벌어진 일이니 책임질 수 없다는 이동통신사측의 무책임한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며 "결국 대리점 판매원이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힌 셈이니 회사측도 관리소홀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 곽씨도 "저렴한 가격이 아니었다면 애당초 구입을 생각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대리점이 선납금을 되돌려주는 것은 물론 할부계약 자체도 무효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