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금품수수 홍의원 구두경고 '말썽'

예산삭감 반발 소란 피운 의원엔 자격정지"비리의원엔 솜방망이…형평성 어긋나" 비난 거세

수원시의회가 검찰의 비리사실 통보를 받은 홍모 시의원에 대한 징계를  '구두경고'로 끝내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시의회는 지난해 자신의 지역구 관련예산을 삭감한데 반발, 소란을 피운 김모 의원에 대해 일정기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홍 의원의 금품수수에 대해서는 구두경고로 끝내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수원지검에 따르면 김명호 전 부의장은 “지난 2002년 9월 환경미화원 채용청탁을 받은 박 모씨로부터 3백만원을 챙겨 이 가운데 1백만원을 홍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홍 의원은 진술조서에서 “2002년 9월에서 10월경 장안구 소재 한 커피숍에서 김 부의장으로부터 성명불상의 한 사람을 장안구청 환경미화원으로 취직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당시 환경위생과장에게 부탁했고 그 과정에서 김 부의장으로부터 1백만원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또 홍 의원은 “김 부의장이 나에게 부탁한 것은 장안구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때 거북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홍 의원의 비리 사실을 지난 9일 수원시의회에 우편으로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홍 의원이 수수한 금액이 경미해 수원시의회에 이같은 비리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지난 25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홍의원의 뇌물수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시의회가 검찰의 비리사실 통보에도 불구하고 구두경고로 끝냈다.

특히 의원들은 "소란피운 의원에게는 자격정지를, 비리를 저지른 의원에게는 구두경고라니 묵과할 수 없다"며 분개하고 있다.

A의원은 “시의원이 비리를 저질렀다면 당연히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내려한다”며 “그런데도 의장이 구두로 경고조치했다는 것은 소란을 피워 자격정지를 당한 의원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또 의원들은 의장 자신이 처해 있는 선거법위반에 따른 불구속기소 상태를 염두해 두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B의원은 “의장이 구두경고조치한 것은 비리의원을 옹호하는 행위”라며 “이는 자신이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의 불구속기소 상태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도 “실추된 위상을 재정립한다는 시의회가 오히려 비리의원을 두둔하고 있다”며 “이번 구두경고조치는 오히려 부패척결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전했다.

홍모의원은 환경미화원들로부터 채용알선대가로 금품을 받은 김명호 전 부의장으로부터 이중 일부를 받은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