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선거법 위반' 김진표 벌금 90만원 선고…당선무효 면해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산악회 행사에 참석해 유권자들에게 쌀을 돌리고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69·수원무) 의원이 당선무효형을 면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승원)는 15일 김 의원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상 당선무효형 기준은 벌금 100만원 이상으로, 김 의원에 대한 벌금 100만형 이하 형이 확정되면 김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김 의원은 지난 2월 13일 조병돈 이천시장과 이천 설봉산에서 수원시 영통구 태장동 주민 등으로 이뤄진 산악회원 37명을 만나 5㎏짜리 이천 쌀 45포(81만원 어치)를 나눠주고 "조 시장이 여러분께 쌀을 드린 것은 올해 여러분 소망이 이뤄지라는 축언"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혐의(사전선거운동·기부행위)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상대 후보였던 정미경 전 의원 측이 "지역 현안인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을 정 전 의원이 반대하지 않았고 불법 선거운동도 안 했는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그렇게 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고발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기부행위는 적용대상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여야 하는데, 당시 태장동은 선거구 획정이 명확하게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선거구 자체가 존재 않는 상황에서 태장동 주민에게 쌀을 준 행위를 선거구민을 상대로 한 기부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무죄 판결했다.
이어 "태장동이 어디로 획정될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의원이 태장동이 속한 선거구에 출마할 예정이었다'는 검찰의 전제는 죄형법정주의와 엄격 해석 원칙에 위배된다"며 덧붙였다.
다만 "사전선거운동은 기부행위와 달리 적용대상이 제한돼있지 않다"면서 "선거구 미획정 문제가 있긴 하지만, 산악회 모임 당시 김 의원의 발언이나 참석 경위를 살펴보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김 의원이 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진행한 언론 인터뷰 내용을 보면, 질문 내용을 고려했을 때 답변이 너무 짧다"면서 "인터뷰 전문이 제대로 제시됐다면 허위로 인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고, 당시 정 후보자와 군 공항에 대한 입장차이를 강력하게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김진표 의원은 "법원의 판단을 '탄핵 정국에서 더 열심히 일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항소할지 변호인 측과 검토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기부행위 금액이 상당하고 공표한 허위사실이 상대 후보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했다"며 김 의원에게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재판부가 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오해하고 있다며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선거법에서 규정하는 '당해 선거구민'은 '출마가 예상되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참고로 다른 지역에서는 선거구가 효력을 상실한 기간에 기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9명은 유죄가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허위사실 공표 무죄 판단에 대해서도 "김 의원이 전후 사정 설명 없이 '정 후보자가 군공항 이전에 반대했다'고 말한 것은 입장 차이에 대한 단순 설명이 아닌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