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300여명 편의점서 물건 훔쳐

계산대 긴줄에 그냥 나가자 너도나도 계산안해수원남부서 "우발 사고…형사처벌 대신 계도로"

중학생 300여명이 편의점에 몰려가 돈을 내지 않은채 물건을 들고 나온 사건을 두고 학교, 교육청, 경찰 등이 형사처벌보다 '계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수원 K중학교에 따르면 지난 4일 정오께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 인근 편의점에서 이 학교 학생 300여명이 음료수와 과자, 헤어젤 등 물건을 닥치는대로 들고 나왔다.

학생들은 일일체험 학습으로 문화의 전당에서 공연을 본 뒤 점심시간에 편의점에 들렸으며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 기다리다가 누군가 돈을 내지 않고 그냥 가게문을 나서자 뒤따라 물건을 든채 편의점을 빠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편의점측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물건을 들고 나가 막을 수가 없었고, 피해액은 300여만원 상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학생들을 인솔했던 교사 40여명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가 10여분 뒤 편의점측의 항의를 받고 문화의 전당 앞 광장에서 학생들의 소지품 검사를 벌였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때 물건을 감추는 등 절도 사실을 부인했고, 교사들은 "CC-TV에 찍혔다"고 설득, 325명으로부터 자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측은 이어 학생 1인당 1만원씩으로 계산, 모두 325만원을 거둬 편의점에 전달하고 사과한뒤 사건을 무마하려 했으며 편의점측도 이같은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교측도 교육청에 사건을 보고하지 않고 절도 사실을 시인한 학생325명에 대해 벌점 10점을 부과하는 '자체 징계'로 끝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21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경찰은 절도사건으로 보고 학교와 편의점을 찾아 진상을 파악한 끝에 학생들의 대부분이 형사미성년(만 14세 미만)이고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 형사입건은 하지 않기로 했다.

수원남부경찰서 관계자는 "300여명을 모두 입건할 수도 없고, 다른 사건과 달리 주동자도 사전 공모도 없었는데 누구를 골라 입건하겠느냐"며 "어린 학생들이 나쁜 뜻 없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인 만큼 처벌보다는 계도로 사건을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런 사건을 형사처벌할 경우 오히려 학생들에게 상처를 남겨 더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다"며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검찰도 비슷한 의견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학교측도 "학생들의 철없는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나쁜 마음은 없었더라도 물건을 훔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만큼 잘 지도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원교육청 중등교육과도 "진상을 알아본 결과 군중심리에 의한 해프닝으로 파악됐다"며 "분명 잘못이지만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학생들을 타일러 달라고 학교측에 당부했다"고 설명했다.<연합>